2026년 09월 05일(토)

전장연, 박위에 전격 연대 제안..."이제 같이 싸웁시다"

KTX 하차 중 발생한 낙상 사고 영상 공개 이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한 크리에이터 박위를 향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공식 연대의 뜻을 전했다. 단순한 위로 대신 장애인의 이동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제도적 싸움에 함께 나서자는 전격적인 제안이다.


지난 2일 전장연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상희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기고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김 소장은 과거 박위의 미디어 활동에 가졌던 개인적 견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수용하는 방식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짚었다.


김 소장은 글을 통해 "나는 사실 그의 콘텐츠를 평소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장애가 비장애인의 친절과 배려 속에서 극복하거나 개인적 불편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며 "박위는 자신의 콘텐츠가 장애인식 개선에 기여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내 눈에는 장애를 다룬다는 점을 제외하면 주류 유튜브 콘텐츠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장애인의 연애와 결혼을 그 자체만으로 감동적인 사건처럼 소비한 방식도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유튜버 박위 / 박위 유튜브


나아가 "같은 ‘장애’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었지만, 때때로 그는 내게 ‘휠체어를 탄 비장애 남성’처럼 느껴질 만큼 나와는 아주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며 과거 거리감을 느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박위가 겪은 KTX 사고와 그 이후 벌어진 비난 여론을 목격하며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나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았던 사람도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는 언제든 장애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며 "영상 공개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장애를 조롱하거나, 장애인의 이동권 요구 자체를 공격하거나, 사건과 무관한 그의 파트너에게까지 혐오를 쏟아낼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은 감동을 줄 때는 환영받지만, 권리를 요구할 때는 불편한 존재가 된다"며 사회적 시선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박위 인스타그램


김 소장은 박위를 향해 단순한 감정적 위로를 건네기보다 권리 보장을 위한 투쟁의 길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위로를 건네고 싶지는 않다. 대신 아무 의미도 없는 혐오 댓글의 늪에서 무사히 빠져나오기를 바란다"며 "이제 ‘장애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감동적인 사람’의 이야기에서 조금만 벗어나, 장애인이 왜 이동하다 넘어져야 하는지, 왜 이동할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과 친절에 의존해야 하는지, 왜 장애인이 항의하면 곧바로 ‘민폐’와 ‘특혜’라는 말이 따라붙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또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도 같이 읽고, 이동권 캠페인도 같이 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시혜와 배려가 아니라 권리의 언어로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며 "나는 그에게 위로 대신 손을 내밀고 싶다. 감동의 세계보다 저항의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고단하겠지만, 그래도 이 세계도 꽤 살 만하다고",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제 같이 싸웁시다"라고 전했다.


앞서 박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 열차에서 내리다 휠체어가 전도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올렸다. 이후 승하차를 도운 사회복무요원의 대응 방식을 둘러싼 갑론을박과 영상 편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박위는 게시물을 내리고 공식 사과했으나 배우자인 가수 송지은의 개인 계정까지 악성 댓글이 번졌고, 유튜브 구독자 이탈과 강연 취소에 이어 서울시 홍보대사직에서도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