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15.89% 확보...수은 이어 2대주주
엔진·레이더부터 AAM·항공무장까지...공동개발·패키지 수출 확대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확보해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도 KAI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항공무장, KF-21 수출 사업에서 협력을 넓히고 있다.
KAI가 항공기 체계종합을 맡고 한화가 엔진과 레이더를 공급하는 기존 협력에 LIG D&A의 무장·항전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기술까지 더해지고 있다. 한 기업이 모든 기술을 갖는 대신 각사가 맡은 영역을 KAI의 항공 플랫폼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KF-21 수출과 차세대 항공기 개발에서도 이 같은 협력은 이어지고 있다. 한화와 LIG D&A는 KF-21의 원가 절감과 공동 수출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AAM 기체와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개발에 KAI와 손을 잡았다. 기체와 엔진, 레이더, 무장까지 국내 기업 간 협력 범위가 넓어지면서 KAI를 중심으로 한 방산 공급망도 '함께' 커지고 있다.
15.89% 확보한 한화...지분은 2대주주, KAI 이사회 참여는 아직
3일 공정위와 KAI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지분은 총 15.89%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총 1549만353주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분율은 26.41%다. 한화그룹은 국민연금을 제치고 수은에 이은 2대주주에 올랐다.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한화 계열 3사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했다. 수은과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치면 35%를 넘고, 한화가 확보한 15.89%만으로는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KAI 이사회에도 한화 측 인사는 없다. 김종출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5명 가운데 한화 소속 임직원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한화가 KAI의 최다출자자가 되거나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한화 측 인사가 겸임하면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가 필요하다. 한화 측 인사가 KAI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경우에도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를 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배구조와 달리 사업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이미 여러 갈래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엔진을,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더를 공급한다. 올해 2월에는 무인기와 첨단 항공엔진, 우주사업, 협력사 공급망까지 공동 협력 대상으로 넓혔다.
한화 측은 공정위 결정 이후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KAI와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LIG 함께 KF-21 수출...현대차그룹도 KAI 협력선
KAI를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관계는 단순히 '지분' 움직임만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당시 LIG넥스원이었던 LIG D&A는 지난해 10월 KF-21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함께 체결했다. 한화와 LIG D&A가 같은 자리에서 원가 절감과 공동 수출 마케팅, 산업협력에 합의한 것이다.
KF-21 사업 자체도 여러 업체의 분업을 전제로 한다. KAI가 체계종합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더를 공급한다. LIG D&A는 항공무장과 항전 분야에 참여한다. 해외 수출에서는 기체와 엔진, 레이더, 무장을 묶은 경쟁력이 함께 요구된다.
협력 범위는 KF-21 밖으로도 넓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올해 2월 무인기와 첨단 항공엔진 개발·수출, 해외 우주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가 보유한 협력사 공급망도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항공기 분야에서 KAI와 협력하고 있다. 미래항공모빌리티 전문법인 슈퍼널은 지난 5월 KAI와 AAM 기체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고 현대차·기아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는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에 참여한다.
현대로템도 지난달 KAI와 항공무장 사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F-21 등 항공기 플랫폼과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개발·체계통합뿐 아니라 항공기와 탑재무장을 함께 수출하는 패키지 사업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국가의 방산·안보를 위해 주요 기업들이 끈끈하게 협력하는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미래 항공우주 전략위원회'도 정례 운영한다. 차재병 당시 KAI 대표이사(현 대표이사는 김종출 대표)는 협약 당시 "전략적 협력을 통해 K-방산의 수출 영토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