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월)

어망에 걸린 돌고래들, 서로 '조난 신호' 보냈다…음향 장비로 포착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연구팀이 어망에 갇힌 돌고래의 행동을 음향 장비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 포유류 혼획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BBC는 연구팀이 잉글랜드 콘월 해안의 고정식 어망 인근에서 항구 돌고래 두 마리의 움직임을 음향 모니터링 장비로 추적했다고 보도했다.


돌고래들은 먹이를 찾다가 그물을 인지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 마리는 그물에 얽혀 몸부림쳤고, 잠깐 상체를 들어 올렸지만 결국 탈출하지 못했다.


BBC


논문 제1저자인 제이미 맥컬리 박사는 이번 관찰 기록이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띄고 대형 종도 회피할 수 있는 어망 개발에 핵심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컬리 박사는 혼획이 전 세계 돌고래류의 최대 인위적 사망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상세하게 사건을 관찰하는 것은 혼획 문제의 가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문제는 어업계와 환경보호 단체 양측 모두가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이 특정 종을 그물로부터 멀리하게 만드는 경고음 장치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구팀의 수동 음향 감지 장비는 그물에 갇힌 두 개체가 서로 다른 유형의 울음소리를 교환하는 장면도 포착했다. 연구팀은 이 소리가 조난 신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


야생동물 및 컨트리사이드 링크의 논문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돌고래를 비롯한 고래류 1000마리 이상이 해마다 어망에 걸려 죽는다. 콘월 지역 야생동물 보호구역은 올해 1월에만 그물에 걸려 폐사한 돌고래와 참돌고래 27마리가 콘월 해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맥컬리 박사는 고정식 그물 어업이 수산업의 핵심 분야인 만큼 이번 연구가 그물 사용 금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와 다른 연구들을 종합하면 혼획이 발생하는 방식과 원인을 더욱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지속 가능하고 실질적인 증거 기반 해결책을 마련하고 조기에 실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 보전 단체 ORCA는 지난 40년간 유럽의 항구 돌고래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항구 돌고래가 주로 서식하는 얕은 연안 지역이 화학 오염, 선박 통행, 수중 소음, 남획에 따른 먹이 감소 등 다양한 위협에 처해 있다는 설명이다. ORCA는 그 가운데서도 어망 혼획 사고가 항구 돌고래에게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