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만관' 명칭을 둘러싼 양안(중국과 대만) 간 외교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주최 측이 '대만 파빌리온(대만관)' 명칭을 공식 승인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전시 설치 인력이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오늘(30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특별관(파빌리온) 설치 작업을 진행하던 중국 측 인력은 지난 28일 작업을 멈춘 뒤 이날까지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중국과 대만을 포함한 16개 국가와 11개 기관이 참여하며, 9월 4일 개막식을 거쳐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중국과 대만이 한 행사에 동시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등은 특별관 명칭 표기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1월 국립대만미술관과 협약을 맺고 '대만관' 명칭을 쓰다 지난 6월 '국립대만미술관 특별관'으로 변경했다. 계약 주체가 미술관인 만큼 국가관이 아닌 기관관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대만 문화부는 처음부터 국가관 자격으로 참여했다며 지난 10일 명칭 원상 복구를 공식 요청했다.
광주민족미술인협회 등 국내 예술계 단체들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운영 사례를 들며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운영 주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지만 전시는 한국의 국가관(Korean Pavilion)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대만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술계 반발이 거세지자 재단은 지난 25일 '대만 파빌리온' 명칭 사용을 최종 승인했다.
명칭 복원 직후 이번에는 중국 측이 거세게 반발했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27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만나 대만관 명칭 사용에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대만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명칭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중국 측 설치 인력의 작업 거부로 전시 차질 우려가 커지자 주최 측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윤범모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중국 쪽을 계속 설득하겠다"며 "정상적으로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