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0일(일)

최태원, 저출산 해법으로 '한일 경제공동체' 제안...청년 일자리·AI 연결

한일 오가며 취업·교육...상대국서 경력·자격 활용 제안

돌봄로봇·의료 AI 공동 실증...지역 교류까지 3대 과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한일 경제공동체'를 제안했다. 양국 청년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하고 배우도록 취업·교육 기회를 넓히고, 돌봄과 의료 현장에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하자는 구상이다.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상의


30일 최 회장은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1차 회의 겸 저출산 대응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최근 제가 하고 다니는 주장 중 하나가 한국과 일본은 이제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출산이 양국의 성장 잠재력을 낮추는 동시에 부양과 돌봄 등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코스트는 많아지고 미래 가치는 점점 줄어들 확률이 크다"며 "이 문제를 풀어나갈 해법은 청년들이 출산과 결혼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원인으로는 고용과 소득 불안을 꼽았다. 경제계에는 좋은 일자리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일터를 주문했다.


최 회장은 "젊은이들의 가장 큰 답은 안정된 고용과 소득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경제계가 할 일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일터를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의 크기와 효율을 함께 높이는 방안으로 한일 경제공동체를 제시했다. 한국과 일본의 시장과 산업을 연결해 중복 비용을 줄이고 청년들의 일자리와 소득 기반을 넓히자는 제안이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최 회장은 "더 큰 시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보니 양국 경제를 좀 더 공동체적으로 합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합해지면 비용을 줄일 요인들이 꽤 많이 존재하고, 비용이 줄면 안정적인 소득을 만들어낼 확률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1300만명 오간 한일...취업·교육·자격으로 교류 확대


최 회장은 한일 경제공동체를 청년 일자리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청년들이 양국을 오가며 취업하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길을 넓히고, 한 나라에서 쌓은 경력과 취득한 자격을 상대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그는 "두 나라가 힘을 합해 청년들이 두 나라를 오가면서 일할 수 있게 만들면 더 좋은 일자리와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한 나라에서 쌓은 경력과 자격을 다른 곳에서도 이용한다면 자기 소득과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인원은 1300만명을 넘어섰다. 최 회장은 관광 중심의 왕래를 취업과 교육, 경제활동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교류 범위도 양국 주요 도시에서 지역으로 넓혔다. 일본 도호쿠와 한국 지방의 관광·산업 자원을 연결하고, 양국 상공회의소가 지역 간 교류 방안을 구체화하자는 제안이다.


최 회장은 "도호쿠에는 한국에 아직 덜 알려진 매력이 많고 한국에도 일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있다"며 "관광업계를 넘어 더 많은 교류가 지역까지 닿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상의


이날 공개된 '한일 청년 의식조사 2026'에서도 고용과 소득은 한국 청년이 꼽은 가장 큰 미래 불안으로 나타났다. 해당 항목을 선택한 비율은 한국이 43.1%로 일본의 32.5%보다 10.6%포인트 높았다. 반면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미혼 청년은 한국 18.6%, 일본 42.4%였다. 약혼자나 교제 중인 상대가 있다는 응답도 한국이 32.2%로 일본 21.4%보다 높았다.


돌봄·의료에 AI...청년 한 명이 만드는 가치 높인다


최 회장은 세 번째 과제로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노동인구는 감소하지만 돌봄과 의료 수요는 늘어나는 만큼 양국이 돌봄로봇과 의료 AI를 함께 실증하고 기술 기준을 맞추자고 했다.


그는 "AI는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돌봄로봇과 의료 AI를 함께 실증하고 기준을 맞춘다면 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가치를 훨씬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향후 10년간 새로 노동시장에 들어올 인구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도 짚었다. 출생아 수를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 한 명이 일터에서 만들어내는 가치를 높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일터에 들어올 사람들은 이미 다 태어나 있지만 그들이 만들어낼 가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청년들이 두 나라를 오가며 일하고 배우고, 그 흐름을 지역으로 넓히며, 기술이 현장의 부담을 덜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