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0일(일)

"엄정 처벌 맞나"... 징계 깎여 살아남은 비위 경찰관만 5년간 354명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경찰관 350여명이 소청 절차를 거쳐 처분이 취소되거나 감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엄정 징계'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징계가 뒤집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징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소청을 통해 징계가 감경된 경찰관은 331명에 달했다.


2021년 73명, 2022년 59명, 2023년 48명, 2024년 76명, 2025년 75명이 각각 감경 결정을 받았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스1


소청에서 징계 처분이 아예 취소되거나 무효 판정을 받은 경찰관도 같은 기간 23명이었다. 감경과 취소·무효를 모두 합하면 2021년 78명에서 시작해 2025년 79명까지 매년 평균 70여명의 징계 결과가 번복됐다. 5년간 전체 인원은 354명으로 집계됐다.


소청은 공무원이 자신에게 불리한 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고 요구하는 특별행정심판 제도다.


경찰공무원의 소청 사건 자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공무원 관련 소청 처리 건수는 411건으로 2021년 306건보다 34.3% 늘었다.


징계를 받고 퇴직 위기에 몰렸다가 소청으로 복직한 사례도 있다. 2024년 광주에서 한 경찰관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해 해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소청심사에서 징계가 강등으로 낮아지면서 경찰 신분을 유지한 채 복직 절차를 밟게 됐다.


소청 이후 행정소송까지 가서 징계가 바뀐 경우도 상당했다. 경찰이 징계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하거나, 처분 취소 후 재징계를 진행한 인원은 2021년 4명, 2022년 11명, 2023년 5명, 2024년 6명, 2025년 2명 등 5년간 28명에 이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일선 경찰관은 물론 간부들까지 연이어 비위와 부실 업무처리로 물의를 빚으면서 징계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제주에서는 30대 여성 실종 신고를 받고도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 접수 약 2시간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담당 경찰관인 A 경장이 구속됐다. 광주 장윤기 사건에서는 수사팀이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현직 경찰관인 장씨의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흘린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 지역에서는 기혼인 경찰서장이 관사에서 부하 직원과 일정 기간 동거한 사실이 확인돼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박상웅 의원은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경찰의 기강 해이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라며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요구하기 전에 경찰부터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고 비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소청에서 징계가 반복적으로 감경되는 현상에 대해 최초 징계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책임 정도를 보다 정밀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