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0일(일)

국힘, MB·박근혜 잇단 러브콜…보수 통합 실현은 '글쎄'

국민의힘 투톱 지도부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연달아 접촉하며 전통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지도부 리더십 부재와 계파 갈등 속에서 원로들의 상징성을 빌려 적통성을 세우려는 행보지만, 과거 인물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당내 균열을 봉합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 예방은 6·3 지방선거 당시 당 후보들을 지원한 이 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당내 통합 방안을 자문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됐다.


지도부의 전직 대통령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 박 전 대통령을 특별 강사로 초청했다. 보수 정당 연찬회에 전직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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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공세에는 강경한 어조로 맞섰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28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박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을 두고 자꾸 왜곡하고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과도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남의 당 연찬회에 왜 그렇게 오지랖을 부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부러우면 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 결정을 받았고 대법원의 징역 22년 확정판결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인물을 나침판으로 삼아 어떻게 미래로 가겠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도부의 이 같은 행보는 강성 지지층에 치우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전통 보수층을 흡수해 내부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지닌 박 전 대통령과 중도·실용 보수 성향을 아우르는 이 전 대통령을 동시에 끌어들여 당내 구심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에 기댄 통합 시도가 실질적인 결속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내 친한계 등 비당권파와의 갈등이 여전한 데다, 유승민 전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등과의 연대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원조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의 앙금도 여전하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7일 한 방송에서 "지난해 초 (박 전 대통령 측인) 유영하 의원에게 '뵙고 싶다고 한다는 말씀을 드려보라'고 했는데 1년 넘게 답이 없었다"고 토로했으나, 유 의원은 이튿날 "(유 전 의원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 역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두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을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면서도 "두 사람의 명예가 상당히 복원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과거 인물 아닌가. 유승민·한동훈·이준석 등과 같은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과 통합해야 진정한 대표성이 확보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지도부가 당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안 되니까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직 대통령의 상징성이 지금 국민의힘 내분을 봉합시킬 정도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