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실업자 2명 중 1명 이상이 2030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한파로 취업 문턱이 높아진 데다 전·월세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청년 세대의 자산 형성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구조가 굳어졌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실업자 77만6000명 가운데 55%에 달하는 42만8000명이 2030세대로 집계됐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44.2%에 머물며 2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30대 실업률 역시 3.2%를 기록해 12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13개월 연속 상승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대기업 수시 채용 확산과 경력직 선호 현상은 청년들의 첫 직장 진입 장벽을 높였다. 대학 졸업 소요 기간은 2010년 48개월에서 올해 53.7개월로 늘어났고,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같은 기간 9.5개월에서 11.2개월로 증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정기 공채 대신 직무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20대 미취업자가 30대로 넘어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 대비 가파르게 치솟은 주거 비용도 청년층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전달보다 1.7% 오른 162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 160만원을 돌파했다. 청년층 주거 비중이 높은 서울 다세대·연립주택(빌라) 평균 월세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52% 오른 67만원을 기록했다.
자산 격차는 날로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은 2017년 5억2316만원에서 지난해 8억8900만원으로 69.9% 급등했다. 반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5357만7000원에서 7450만8000원으로 39.1% 증가하는 데 그쳐 주택 마련을 위한 자본 축적이 더욱 힘들어졌다.
정부는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4억원 이하 비(非)아파트를 매입할 때 매매가의 최대 80%를 대출해주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년에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차갑다. 직장인 김모(36)씨는 "시세 차익은커녕 언제 가격이 떨어질지 모르는 빌라에 청년들이 평생 갇히라는 것이냐"며 "청년들이 바라는 건 빌라를 졸업하고 자산 가치가 안정적인 아파트로 들어가는 것인데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 수요와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매달 들어오는 소득 대부분이 주거비와 생활비로 빠져나가며 미래를 준비할 여력조차 사라졌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서울 영등포구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최모(29)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청년에게 무료 재무 상담을 해준다는 홍보 글을 봤지만 오히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며 "여윳돈을 모을 수 있어야 자산 관리 상담을 받는데 나에겐 그런 자산 자체가 없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