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정말 '오세훈 힘 빼기'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는 글을 올려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이날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오세훈 힘 빼기입니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 탄천물재생센터 대체부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지난 26일 오 시장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남을 갖고 용산공원 개발 대신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동남권 청년첨단 주택단지'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 측은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면 해당 부지에서 최대 1만~1만3000호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 시장은 "당장의 공급 숫자를 만들겠다고 미래세대의 녹지자산인 용산공원을 헐어 쓰겠다는 정부의 위험한 시도를 막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역시 실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뜻을 모아 속도를 낸다면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교통 대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용산공원보다 실현 가능성과 속도, 입지 조건에서 훨씬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정부의 태도 변화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던 정부가 돌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차라리 '오세훈이 내놓은 대안이라 안 된다'고 하는 편이 더 납득이 가겠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전날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방안에 대해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물재생센터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며 오 시장의 제안을 "허황된 얘기"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 해결책으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서울시 정비사업을 뒷받침할 경우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이 가능하며, 재개발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하면 현재 8만7000호 수준인 순증 물량을 약 13만호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에서 거론되는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관련 권한의 자치구 이양 방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전날 서울 지역 구청장들과 주택 공급 대책을 논의하며 500세대 또는 3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도시계획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는 방안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의 주요 인허가 권한은 이미 상당 부분 자치구가 맡고 있다"며 "공급 지연의 원인도 아닌 권한을 억지로 떼어내고 이를 '신속한 공급'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난개발을 부추기고 서울의 도시계획 체계를 흔드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를 패싱하고 서울시장의 권한을 약화시키겠다는 정치적 목적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부에 대출·세금 정책과 주택 공급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잘못된 대출 규제와 세금 정책을 바로잡고 불필요한 갈등만 키우고 실효성 없는 공급 부지 검토도 철회하라"며 "이미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라"고 요구했다.
그는 "정치가 아니라 공급을 보라. 오세훈이 아니라 시민을 보라"며 "서울시는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실질적인 공급과 주거 안정을 위한 해법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