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 출신 뮤지션 신대철씨를 향해 '양아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누리꾼이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8일 대법원 2부는 권영준 대법관을 주심으로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환송했다고 법조계가 전했다.
김씨는 2022년 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대철씨가 이재명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는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창에 "양아치가 양아치 지지한다는 게 기삿거리가 된다고?"라는 글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모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양아치'라는 표현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경멸적 감정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와 다른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해당 댓글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댓글의 전체 맥락과 표현 방법,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또 공인으로서 신대철씨의 지위와 언론 기사 댓글창이 정치적 공론의 장으로 기능한다는 점도 함께 검토했다.
이를 토대로 "피고인이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다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런 정도의 표현에까지 모욕죄의 잣대를 들이대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이나 부정적·비판적 의견을 나타내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욕설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닌 한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