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환자의 국내 카드 소비가 급증하며 올 상반기 3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피부과 중심의 미용의료 분야가 소비 증가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하나카드의 해외발급 카드 국내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외국인환자의 국내 카드이용액이 3조 973억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5.6%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의료업종을 이용한 해외발급 카드의 소비내역을 비교 분석했다. 진흥원은 의료 및 의료외 소비 규모와 의료 소비 증가 요인, 국가별·진료과별 소비 변화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의료업종 카드이용액은 1조 4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6% 증가했다. 의료외업종 이용액은 1조 6770억 원으로 16.3% 늘었다. 의료업종 증가율이 의료외업종의 약 2.4배에 달했으며, 전체 카드이용액에서 의료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6%에서 45.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카드이용액 증가분 6308억 원 가운데 의료업종 증가분은 3953억 원으로 62.7%를 차지했다.
외국인환자의 카드소비 확대를 의료업종이 주도한 셈이다. 의료업종은 결제건수가 23.8% 늘어난 동시에 건당 평균 이용액도 83만 8000원에서 93만 8000원으로 증가했다.
카드결제 데이터와 방한 외래객 통계가 함께 확인되는 미국·일본·대만·중국 등 상위 14개국을 분석한 결과, 의료업종 이용카드 수는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카드당 의료업종 평균 이용액은 30.1% 급증했다.
상위 14개국의 의료업종 이용액은 7784억 원에서 1조 231억 원으로 31.4% 늘었다. 이용카드 수 확대보다 카드 한 장당 의료소비 규모가 커진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이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가 의료소비 증가를 주도했다. 올 상반기 피부과 카드이용액은 7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하며 전체 의료업종 이용액의 54.1%를 차지했다. 피부과 이용액 증가분은 전체 의료업종 증가분의 64.3%에 달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합친 비중은 71.6%에서 72.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내과·정형외과·치과 등 일부 치료 중심 진료과에서도 높은 증가세가 나타났다. 외국인환자 의료소비가 피부과 중심의 미용의료 확대와 치료 분야 성장이 함께 나타나는 구조를 보인 것이다.
국가별로는 소비 확대 방식이 달랐다. 미국은 이용카드 수가 0.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카드당 평균 이용액은 22.4% 증가해 카드당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다. 반면 태국은 이용카드 수가 45.2% 늘었으나 카드당 평균 이용액 증가율은 3.7%에 그쳐 이용 규모 확대가 상대적으로 컸다.
의료외업종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약국이 87.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전자지급결제대행(PG)이 53.4%로 뒤를 이었다.
백화점(22.9%)·일반의류(21.6%)·화장품(20.4%) 등도 증가했다. 반면 면세점(-1.4%)과 가맹점 업종 분류상 항공사(-7.5%) 이용액은 감소했다.
의료외 소비는 모든 관광업종에서 일률적으로 늘어나기보다 국내 체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쇼핑·생활·식음 등의 소비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PG를 통한 온라인·전자결제 규모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앞으로 단순 이용규모뿐 아니라 소비 규모와 구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가별 성장 메커니즘을 반영한 환자 유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며, 핵심 미용수요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치료·검진·장기관리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함께 다변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동우 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환자의 국내 카드소비가 의료업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쇼핑·식음·관광 등 의료외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용 규모뿐 아니라 카드당 의료소비와 국가·진료과별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외국인환자 유치실적과 관광통계, 카드소비 데이터 등을 연계해 시장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지자체 의료관광 연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