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 3개월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장미란(37)씨의 빈소가 27일 마련된 가운데, 유족들은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27일 제주에서 실종 3개월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 유족이 제주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으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장씨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장례를 치르게 된 유족들은 "동생을 잘 보내주는 일에만 신경 쓰고 싶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장씨의 오빠를 비롯한 유족들은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부모(35) 경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씨의 오빠는 "동생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던 것처럼 이제는 부 경장에 대한 수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장씨가 평소 가지 않던 인적 드문 야자수 농장에 간 배경 등을 근거로 경찰 수사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은 약 3~6m 높이의 야자수가 빼곡하게 들어선 곳으로 여성이 혼자 들어가기 쉽지 않은 장소다.
이곳은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으로, 경찰이 최초 실종 신고 직후 제대로 수색했다면 시신을 더 빨리 발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부검감정서 일부를 공개했다. 경찰은 "머리뼈, 목뼈, 몸통 등에서 특이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남아 있던 목뿔뼈 부분에서 골절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골이라고도 불리는 목뿔뼈는 매우 얇은 뼈로, 부검 사진상 가운데 부분이 분리된 상태로 파악됐다.
경찰은 앞서 장씨의 사인으로 의사(목맴사)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국과수는 이날 "장씨의 시신이 고도로 부패하고 일부 백골화해 해당 골절만으로 외상이나 질식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후 부패 과정에서 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재수사 과정에서도 부실 수사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유족들은 5월 15일 최초 실종 신고 후 장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19일 경찰에 재차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2차 신고 후에도 최초 신고 당시 112신고 음성파일을 확보하지 않았고, 해당 파일은 3개월 보존기간이 지나 16일 삭제됐다.
경찰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총 16차례 장씨의 휴대폰 위치를 조회했으나 휴대폰 전원이 꺼진 지 오래돼 위치 추적에 실패했다.
당시 부 경장도 장씨의 휴대폰 위치를 4차례 추적했다. 장씨의 휴대폰 통화내역은 2차 신고 접수 후 19일이 지난 7일에야 확보됐다.
경찰은 부 경장과의 통화 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부 경장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의 실종 해제 사유를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도 최근 파악했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실종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11일 제주청 형사과장, 강력계장, 서부경찰서장에게 보고를 받고 인지하게 됐다"며 "부 경장이 (실종자와 통화했다고) 주장만 해 14일 입건해서 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 청장은 "실종사건이 접수되면 확인해서 처리하면 될 것인데 실적도 아니고, 포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부 경장이) 허위로 종결한 이유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속된 부 경장은 장씨가 실종 신고 전인 5월 13일 새벽에 숨졌다는 경찰 조사 결과에도 여전히 최초 신고 직후인 5월 15일 장씨와 통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별개로 부 경장은 지난달 22일 자신이 근무한 경찰서 여성 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사 결과 화장실 천장 인근과 문 위쪽 등에서 부 경장의 유전자(DN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 경장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성비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