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발표 후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회복하면서 수도권 집값 전반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주(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9% 상승했다.
이는 전주 0.22% 상승률보다 높아진 수치로, 7월 둘째주 0.30% 이후 6주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3일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형성됐던 관망 분위기가 약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다시 탄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지역은 강남3구와 외곽지역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강남구는 -0.11%, 서초구는 -0.05%로 세제개편안 영향으로 3주째 하락했고, 송파구도 0.09% 상승에 그치며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면 서울 외곽의 중·하위 가격대 지역들이 급등세를 주도했다. 중랑구(0.56%), 성북구(0.55%), 강북구(0.55%), 도봉구(0.54%), 노원구(0.54%) 등은 일제히 전주 대비 0.5%가 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곽지역 집값 상승의 배경으로 실수요 유입을 꼽았다. 무주택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이 중·하위 가격대 지역으로 몰리면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총량관리 3% 확대, 보금자리론 소득자격 인정요건 기준 완화 등 2030세대 무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 완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중·하위 지역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서울 전체 집값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반도체 사업장 배후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수원 영통구(0.75%), 광명시(0.69%), 용인 수지구(0.66%) 등이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된 화성 동탄구(0.54%)와 용인 기흥구(0.63%)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매물 부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삼성전자 사내대출 등 추가 유동성 유입 기대감이 이들 지역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규제로 잠시 주춤했던 경기 남부 집값이 재상승하면서 이 지역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 남부의 집값 강세가 동남권을 포함한 서울 집값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경기 남부의 집값 강세 지속 여부가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며 "경기 남부 집값 강세가 연쇄적인 갈아타기 목적의 실수요로 이어지면 서울 동남권 지역 집값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다만 고금리, 세제개편 이슈 등으로 서울 강남3구의 가격 눌림목은 여전하다"며 "단기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매매가 상승세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2% 상승해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도도 0.19% 올라 전주(0.17%)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