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상대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판촉비 전가 등 이른바 '갑질' 행위 적발 시 과징금이 지금보다 수십 배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과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위반 규모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최대 5억 원의 정액과징금만 부과됐던 사건들이 앞으로는 납품대금 규모에 연동해 과징금이 산정될 예정이다.
공정위가 최근 10년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상당수 사건에서 정액과징금이 부과돼 실제 위반 규모에 비해 제재가 미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안의 핵심은 과징금 산정 방식의 2단계 전환이다. 1단계에서는 납품업체가 입은 피해액이나 유통업체가 얻은 부당이익 등 위반금액을 산정한 뒤 부과기준율을 곱한다. 유통업체가 판촉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다면 그 금액이 위반금액이 된다.
2단계는 위반금액 산정이 불가능할 때 적용된다. 기존에는 바로 정액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해당 위반행위와 관련된 '관련 납품대금'에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관련 납품대금은 위반행위와 연관된 납품업체의 상품 매입액을 뜻한다.
부과기준율도 크게 올랐다. 위반금액 기준 과징금 부과기준율은 현행 60~140%에서 80~200%로 상향된다. 특히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140%에서 180~200%로 최대 60%포인트 높아진다.
관련 납품대금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매기는 경우에도 새로운 부과기준율을 신설했다. 매우 중대한 위반에는 9~10%를 적용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납품대금이 위반금액보다 규모가 클 가능성이 높아, 위반의 중대성이 동일하면 과징금 액수도 유사하게 산정될 수 있도록 기준율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상습 위반자에 대한 제재도 한층 세진다. 과거 5년 내 단 한 차례만 법 위반 전력이 있어도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추가 부과할 수 있다.
반면 감경 폭은 축소된다.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협조했을 때의 감경 한도는 10%로 줄고, 자진시정 시 감경률도 최대 50%에서 10% 이내로 대폭 낮아진다. 공정위는 의견 수렴 절차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올해 안에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