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확장 재정을 통한 미래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지난 25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늘어난 재정 여력을 미래에 더 많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씨앗으로 확실하게 삼아 생산적 재정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눈앞의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며 "소중한 미래 재원을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1만원을 내일은 10만원, 그 후에는 100만원으로 키우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성장 밑거름이 될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초격차 성장 촉진, K자형 양극화 완화, 균형 발전, 인재 개발, 청년 미래 사다리 구축 등을 국가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대대적인 예산 투입을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논의했다. 당정은 인공지능(AI) 및 3대 메가프로젝트,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엔진 확충, 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 K자형 양극화 대응 및 지방 주도 성장, 국민 안전 강화 등 5개 분야에 내년도 예산을 집중 배정하기로 합의했다.
예산처는 앞서 내년도 총지출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반영한 '800조원+α'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요즘이 예산 철인데 AI 대전환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 경제도 전혀 다른 여건을 맞이하고 있다"며 "산업 대전환이 만드는 기회를 잘 활용해 국민 삶의 실질적 도약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는 정부가 올해 본예산(729조9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800조원대 예산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 등으로 재정 여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음달 초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당정이 이날 공개한 예산안 방향성의 핵심은 미래 성장 기술에 대한 확장 재정 투입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재원을 별도로 관리해 반도체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확보를 위해 한국전력과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출자도 추진한다. AI 모델 개발을 뒷받침하는 중앙처리장치(CPU) 1만 개 공급 지원도 포함됐다.
미래 성장 엔진 확충 분야에서는 '넥스트 10대 전략기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2030년 달 착륙 연구개발(R&D), 자율주행차 시범 지역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트 10대 전략기술은 정부가 정한 AI, 우주항공·해양, 첨단로봇·모빌리티 등 차세대 기술 분야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역대 최대로 늘리고 벤처기업에 융자도 지원할 방침이다.
청년 지원 방안으로는 대학생 인턴을 한 학기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동수당은 '아동 기본수당'으로 확대 개편된다.
양극화 완화를 위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때 설비 투자액을 지원하고, '지방미래성장지원금'을 통해 지역 정주 여건도 개선한다. 지역 필수 의료 특별회계 신설과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안도 담았다.
국민 안전 강화에는 핵융합 잠수함 개발 지원, 군 초급 간부 보수 인상 등이 포함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세수의 장기 변동성을 완화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제를 개편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규모 세수에도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박 장관이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예산 항목을 빡빡하게 짜고 있다"며 "확장 재정에 대한 비판이 없도록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