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에도 '2억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가 최근 공개한 초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의 최상위 모델이 2억원대에 자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단순히 비싼 국산차의 등장을 넘어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같은 가격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아직 GV90의 공식 판매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최상위 모델은 2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G80의 시작 가격은 6063만원, GV80은 6886만원이다. 같은 2.5 터보 기본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GV80이 약 13.6% 비싸다. 쿠페형인 GV80 쿠페는 8130만원부터 시작해 G80보다 약 34.1% 높다.
이 가격 차이를 현재 1억6769만원부터 시작하는 G90 롱휠베이스에 단순 적용하면 약 1억9000만~2억2500만원 수준이 나온다.
물론 차급과 파워트레인, 기본 사양이 달라 이를 GV90의 실제 판매 가격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브랜드 최상위 플래그십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위 모델의 2억원대 진입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참고치는 된다.
특히 한정판 성격의 'GV90 네오룬 퍼스트 에디션'은 제네시스가 지금까지 선보인 양산차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대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2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경우 포르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 등 고가 전기 SUV는 물론, 벤틀리 벤테이가 EWB 같은 초고급 SUV까지 비교 대상에 오를 수 있다.
GV90의 차체 길이는 5285㎜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5205㎜)보다 길고, 벤틀리 벤테이가 EWB(5305㎜)와 비교해도 차이는 20㎜에 불과하다.
네오룬 모델은 공간 구성에서도 기존 제네시스와 확실한 차이를 뒀다. 앞문과 뒷문 사이의 B필러를 없애 문을 열었을 때 넓은 개방감을 확보했고, 승하차 과정부터 뒷좌석 공간까지 플래그십에 맞춰 설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GV90을 제네시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모델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공개 행사에서 "GV90을 통해 우리가 또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며 "가격으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고 타는 분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그분들의 인생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GV90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 브랜드와 상품 자체의 가치로 포르쉐와 마이바흐 등과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2억원대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면 제네시스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럭셔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 자체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GV90이 얼마에 출시되느냐보다 그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이느냐가 제네시스의 달라진 브랜드 체급을 보여줄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