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R&D센터 출범 10개월 만에 초고압 친환경 제품 공개
상반기 수주 지난해 연간의 98%...목표 8.4조→12조, 수주잔고 17.5조
효성중공업이 유럽 전력시장에 자체 개발한 420kV급 SF₆-Free GIS(가스절연개폐장치)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에 첫 해외 전력기술 연구거점을 세우고 SF₆-Free GIS를 핵심 연구과제로 잡은 지 10개월 만이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7조49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98% 수준까지 늘었다.
25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CIGRE(국제전력망협의회) 파리 세션 2026'에서 독자 기술로 개발한 420kV SF₆-Free GIS를 처음 선보였다. CIGRE 파리 세션 공식 일정은 23일부터 28일까지이며 효성중공업은 24일부터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GIS는 발전소와 변전소에서 고압 전력의 흐름을 차단·제어하는 설비다. 기존 제품에는 절연 성능이 높은 육불화황(SF₆)이 주로 쓰이지만 온실효과가 큰 가스라는 점 때문에 대체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F-gas 규정을 개정해 145kV 초과 고압 개폐장치에도 2032년부터 불소계 온실가스 사용 제한을 적용한다. 일부 조달·기술 조건에 따른 예외는 별도로 두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현지에서 제품 개발과 인증 대응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아른험에 문을 연 유럽 R&D센터는 SF₆-Free GIS 개발을 주요 업무로 두고 있다. 아른험에는 글로벌 전력설비 시험·인증기관인 KEMA가 있다. 효성중공업은 당시 시험 데이터를 현지에서 확보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제품군도 고전압 영역으로 올라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4월 SF₆ 대신 질소와 산소로 구성된 드라이에어와 진공차단 기술을 적용한 145kV급 차단기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CIGRE에서는 전압 등급을 420kV까지 높인 SF₆-Free GIS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회사가 이번에 공개한 420kV 제품의 세부 절연매질은 자료에 명시하지 않았다.
전시 품목에는 전압형 HVDC(초고압 직류송전 시스템), 데이터센터용 SST(반도체 변압기), 생분해성 절연유를 적용한 변압기, AI 기반 전력설비 자산관리 플랫폼 'ARMOUR+'도 포함됐다. 효성중공업은 26일 미국·유럽·호주 전력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Future Grid Insight Forum'을 연다. 25일에는 18개국 35개 고객사를 초청한 'Hyosung Day Gala Dinner'를 진행한다.
CIGRE를 통한 유럽 수주 사례도 있다. 효성중공업은 2024년 파리 세션 기간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와 33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기간 아이슬란드 국영 전력회사와도 220억원 규모 GIS 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회사가 밝힌 유럽 GIS 단일 공급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올해 수주 증가폭은 더 커졌다. 효성중공업의 2분기 신규 수주는 3조3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늘었다. 상반기 누적 신규 수주는 7조49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 약 7조6000억원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43% 높였다. 6월 말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
실적도 수주 증가를 따라가고 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68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43억원으로 60.9% 늘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효성중공업이 이번에 공개한 420kV SF₆-Free GIS의 양산 시점과 유럽 첫 공급계약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