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신한이 국내 기관에 판 악셀 2000억, 3년 만에 파산...회수액은 비공개

2023년 선순위 인수금융 전량 셀다운 당시 '우수 신용도·우량상품' 강조

2024년 부채 40% 감축·올해 추가 구조조정...기관별 회수·상각액 공개 안 돼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전량 매각한 악셀그룹 인수금융 2000억원이 3년여 만에 차주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셀다운 당시 악셀의 "안정적인 실적에 기반한 우수한 신용도"를 내세웠다. 이후 두 차례 채무조정을 거치는 동안 국내 금융사들이 최초 투자금 가운데 실제로 회수한 원금과 최종 손실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네덜란드 현지 파산 자료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법원은 지난 11일 악셀그룹 홀딩과 주요 네덜란드 계열사의 지급유예를 파산으로 전환했다. 악셀은 지난 5일 지급유예에 들어간 지 엿새 만에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사진제공=신한투자증권


국내 자금이 들어간 것은 2023년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그해 5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악셀그룹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2000억원 규모 선순위 인수금융 물량을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전량 셀다운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보험사, 은행, 중앙회 등 10여 곳이 자금을 댔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의 평가는 지금과 달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악셀을 두고 "회사의 안정적인 실적에 기반한 우수한 신용도 및 유럽 내 전기자전거 1위 기업으로서의 ESG 포인트 등이 참여 기관의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는 해당 거래를 국내 투자자 수요에 맞는 '우량 M&A 인수금융 상품'을 선별해 주선한 결과라고 설명했고, 향후에도 국내 투자자에게 우량상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우량상품' 셀다운 1년 뒤 40% 채무 감축


악셀은 KKR이 2022년 약 15억6000만유로에 인수한 회사다. 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자전거 수요가 꺾인 뒤 재고가 불어나고 할인 판매가 이어지면서 현금 사정이 나빠졌다. KKR 인수 당시 약 9억5500만유로 규모였던 인수금융도 부담으로 남았다.


채무조정은 국내 셀다운 약 1년 만에 시작됐다. 악셀은 2024년 10월 전체 부채를 약 14억유로에서 8억유로로 6억유로 줄이는 방안에 주요 대주단과 합의했다. 감축 폭은 약 40%였다. 약 2억3500만유로의 신규 자금 투입과 만기 연장도 함께 추진됐다.


국내 대주단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KKR 측은 당초 이보다 높은 폭의 채무 감축을 요구했지만 국내외 대주단과 협상을 거쳐 40% 수준으로 조정했다. 국내 대주단은 별도의 레스큐 파이낸싱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채권 일부는 출자전환됐다. 2024년 말 마련된 구조조정안에 따라 글로벌 대주단은 악셀 지분 10%에 못 미치는 지분을 받기로 했고 한국 대주단 몫은 약 1% 수준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조조정은 지난해 초 마무리됐다.


부채를 한 차례 줄였지만 자금난은 끝나지 않았다. 악셀은 올해 2월 다시 추가 자금을 지원받고 기존 부채를 추가 감축하는 내용의 합의를 발표했다. 두 번째 감축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지분도 기존 주주에서 슈퍼시니어 대주단을 위한 새 구조로 이전하기로 했다. KKR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내려놓은 시점이다.


악셀은 당시에도 버티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 5일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했다"며 네덜란드 법원에 지급유예를 신청했다. KKR이 회사를 인수한 지 약 4년,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기관에 2000억원을 셀다운한 지 약 3년3개월 만이었다.


파산 전 손실 반영...남은 채권·배당액도 미확정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은 파산 이전부터 반영됐다. 첫 채무조정이 진행되던 2024년 말 국내 대주단은 악셀 관련 대출채권을 상각 처리하는 방향으로 손실을 인식했다. 이번 파산으로 2000억원 전액이 새로 손실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기관에 공급한 최초 200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현금으로 회수된 원금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채무 40% 감축과 출자전환, 올해 추가 채무조정까지 이어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최종 회수액을 합산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당시 2000억원 셀다운 물량 전량을 국내 기관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듬해 채무조정 과정에서 알려진 국내 대주단 명단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이 포함됐다. 전량 셀다운 발표 이후 신한투자증권이 대주단 명단에 포함된 구체적인 경위와 당시 익스포저 규모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남은 회수액은 파산 절차에 달렸다. 암스테르담 법원은 악셀그룹 사건의 파산관재인으로 T. 헤크만과 E.J. 슈어스를 선임했다. 25일 현재 공개된 첫 관재인 보고서는 없다.


신한투자증권이 3년 전 국내 기관에 공급한 2000억원 가운데 얼마가 현금으로 돌아왔고, 현재 파산 절차에 남은 채권이 얼마인지도 아직 공개된 숫자가 없다. 파산관재인이 자산과 채권을 확정한 뒤 배당 절차가 진행되면 추가 회수 규모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