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104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제주 실종자... 부패 심해 남겨진 금팔찌로 신원 확인했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장미란 씨로 보이는 시신이 104일 만에 발견됐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본인과 연락이 닿았다"며 거짓으로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같은 경찰관이 담당했던 다른 실종자들도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제주 경찰의 실종 사건 처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8월 24일 오전 10시 46분께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해당 지역에서 합동 수색 작업을 진행하던 중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육안 식별이 어려웠다. 하지만 실종 당시 장 씨가 착용했던 것과 일치하는 의류와 금팔찌, 휴대전화 등의 유류품이 함께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장미란 씨 가족 제공


경찰은 감식 절차를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상태로 볼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부패가 심해 외상 흔적 확인이 어려운 만큼 범죄 피해 가능성도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장 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기 투숙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지점이다. 도보로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장기 투숙하던 숙소를 나간 뒤 인근 폐쇄회로(CCTV)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함께 지내던 연인은 같은 달 15일 오후 6시 43분께 제주서부경찰서에 장 씨의 실종을 신고했다.



24일오전 제주시 한림읍 모 초등학교 인근 야자수밭에서 실종된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2026.8.24/뉴스1


그런데 신고를 접수한 A 경장은 장 씨 연인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으나 본인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A 경장은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16분께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이후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 씨 관련 자료까지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 연인은 지난 7월 17일 다시 신고하려 했으나, A 경장이 남긴 허위 기록 때문에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장 씨 가족이 같은 달 19일 서울에서 재신고하면서 비로소 수색이 재개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장 씨가 마지막으로 한림항 관할 기지국 통신 범위 안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8월 초부터 수색에 나섰다.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 씨(37)의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A 경장이 2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체포적부심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2026.8.24 / 뉴스1


A 경장은 지난 8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도 장 씨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실종자의 가족은 장 씨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뒤 지난 8월 21일 경찰에 재신고했고, 경찰은 이튿날인 22일 이 남성을 숨진 상태로 발견했다.


지난 8월 24일 오전에는 제주시 애월읍 한 계곡 인근에서 실종 신고됐던 또 다른 실종자가 수색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실종자의 가족은 지난 8월 12일 경찰에 최초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사건을 접수해 수색을 진행해왔다.


허위 종결 혐의로 긴급체포됐던 A 경장은 지난 8월 24일 법원의 체포적부심 인용 결정으로 석방됐다.


제주지법은 긴급체포 요건인 긴급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며, A 경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5일께 열릴 예정이었다.


경찰은 A 경장의 범행 동기와 함께 그가 담당한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허위 종결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