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목)

110조 환원 발표 삼성전자, 시총 143조 증발...40조 '전량 소각' SK하이닉스와 갈린 주가

삼성전자 8.70% 급락, 보통주 시총 하루 새 143조 감소...SK하이닉스는 3.41% 하락

교보證 "시장 기대 140조", 유진證 "수급은 하이닉스 우위"

토스證, 삼성 10%·SK 20% 지분구조 짚어


삼성전자가 최대 110조원의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한 뒤 첫 거래일 보통주 시가총액이 143조원 넘게 줄었다. 올해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제시한 재원 상단보다 30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 하루 만에 시총에서 빠졌다.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한 SK하이닉스와도 낙폭이 갈렸다.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70% 내린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종가는 28만1500원이었다. 삼성전자 보통주 발행주식 58억4627만8608주를 적용하면 보통주 시총은 약 1645조7000억원에서 1502조5000억원으로 143조2000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41% 내린 167만10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3.12% 떨어진 6696.96이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758억원, 기관이 1조291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 전체가 밀렸지만 삼성전자 낙폭은 코스피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웃돌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시장 눈높이는 140조...삼성 60~80조 집행방식은 내년 1월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올해 주주환원 재원을 90조~110조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약 5배다. 우선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을 현금배당한다. 구체적인 배당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나머지는 올해 실적이 확정된 뒤인 내년 1월 이사회로 넘어간다. 삼성전자는 잔여 60조~80조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각각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별도로 의결한 약 1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은 임직원 보상 목적이다.


발표 전 올라간 시장의 눈높이도 주가에 반영됐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황 호조와 잉여현금흐름(FCF) 증가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환원이 최대 14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발표된 상단 110조원과 30조원 차이다.


최 연구원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까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를 '서프라이즈 환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틀 먼저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집행 물량과 기간, 소각까지 한꺼번에 못박았다. 회사는 지난 19일 보통주 약 2407만주를 40조원에 장내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발행주식의 약 3.3%다. 지난 20일부터 약 3개월간 매입하고 취득이 끝나면 모두 없앤다.


2025~2027년 누적 FCF 기준 주주환원 목표도 기존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바꿨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고 3분기 실적 발표 때 추가 환원안도 내놓기로 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매입 규모와 거래대금 대비 비중, 소각 확정 여부를 기준으로 현재 수급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선다고 분석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매입 첫날인 지난 20일부터 하루 약 65만주씩 자사주를 사고 있다. 일평균 거래량의 약 12~15%다.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 대상이다.


'20%' SK스퀘어는 소각 때 20.68%...삼성 금융계열사는 '10%' 부담


두 회사의 환원 방식에는 지분율 숫자도 걸려 있다. 토스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주환원정책의 차이' 보고서에서 양사가 처한 지배구조와 규제 환경을 함께 짚었다.


뉴스1


SK스퀘어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주식은 1억4610만주다. 지난달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서 SK스퀘어 지분율은 20.0002%까지 내려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SK스퀘어가 자회사 SK하이닉스에 대해 유지해야 하는 지분율 20%와 사실상 붙어 있는 수준이다.


이번에 매입할 2407만주가 모두 소각되고 SK스퀘어의 보유 주식이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숫자가 달라진다. SK하이닉스 발행주식은 7억3049만2365주에서 약 7억642만주로 줄어든다. SK스퀘어 지분율은 단순 계산으로 약 20.68%가 된다.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주식을 추가로 사지 않아도 20%와 약 0.68%포인트의 간격이 다시 생긴다.


삼성전자는 반대 방향이다. 토스증권이 제시한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은 8.51%, 삼성화재는 1.49%다. 합산 약 10%다.


삼성전자 보통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진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합산 지분율이 올라간다. 금산법상 10% 문제가 따라붙는다.


실제 매각 전례도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자사주를 소각하기에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통주 일부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올라가 금산법상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삼성 소각 10~20조 전망...추가 지분매각 땐 확대 여지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잔여 환원재원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될 금액을 약 10조~20조원으로 추정했다. 상당 부분은 현금배당으로 집행될 것으로 봤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금산법상 지분율 산정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우선주 매입·소각 비중이 커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대로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각할 경우 보통주 소각 규모를 더 늘릴 여지가 있다고 봤다. 지난 3월 두 금융계열사가 지분을 처분한 전례도 있다. 삼성전자가 실제 선택할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토스증권은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 차이도 보고서에 담았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3620주를 장내 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이 미미하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1.67%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금배당을 늘리면 오너 일가에도 보유 지분에 따라 배당금이 지급된다.


다만 토스증권은 오너 일가 지분구조를 이번 환원 방식의 직접적인 결정 요인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현금흐름과 투자계획, 자본구조, 규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말 약 30조원 규모의 3분기 현금배당 세부안을 확정한다. 잔여 60조~80조원의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배분은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숫자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실제로 들어갈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