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보유분 장부가 3조5050억...평가이익은 순익 아닌 자본에 반영
미래에셋 주요 물량은 FVPL 분류...상반기 세전익 66% 차지
앤트로픽은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의 다음 '2조달러 기업'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의 IPO 기록을 세운 뒤, 오는 10월 상장을 준비하는 앤트로픽에는 그보다 높은 몸값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 IPO를 가장 직접적으로 지켜보는 기업은 SK텔레콤이다. SKT는 앤트로픽 주식 386만33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장부가액은 3조5050억원이다.
지난해 말 장부가액은 1조3762억원이었다. 반년 동안 2조1288억원 늘었다. 상반기 추가 취득액 1399억원을 제외한 평가이익은 1조9889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같은 기간 스페이스X 투자에서 인식한 평가이익 2조5659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두 회사의 평가이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자리는 달랐다.
1조9889억, SKT 순익에는 안 잡혀
24일 SKT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상반기 앤트로픽 주식 15만7189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보유 주식 수는 370만3141주에서 386만330주로 늘었다. SKT는 추가 취득에 1399억원을 투입했다.
SKT의 상반기 별도 순이익은 6433억원이다. 앤트로픽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 이보다 3.1배 많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SKT가 앤트로픽 지분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공정가치 변동분은 기타포괄손익을 거쳐 자본에 반영된다.
SKT는 2023년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통신사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올해 추가 출자까지 합친 취득금액은 2721억원이다. 장부가액은 취득금액의 12배를 넘어섰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650억달러 규모의 시리즈H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인정받은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다. SKT도 이 투자에 참여했다.
스페이스X 2조5659억, 미래에셋 세전익 66%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스페이스X 투자에서 2조5659억원의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같은 기간 연결 세전이익 3조8863억원의 66.0%다. 2분기에만 1조6242억원이 반영됐다.
주요 보유분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분류됐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 스페이스X 종가 170.86달러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분기 말 주가가 달라지면 평가손익도 세전이익에 반영된다.
모든 스페이스X 물량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과정에서 추가 배정받은 3000억원 규모 물량을 FVOCI로 분류해 당기손익에서 제외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했다. 상장 여부는 SEC 심사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2조달러는 앤트로픽이 제시한 확정 공모가치가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의 예상치다. 회사는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신주 발행 규모도 공개되지 않아 SKT 보유분의 상장 후 평가액과 지분 희석폭은 향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