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금리 부담을 우려해 전세를 선택했던 한 직장인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극심한 전세난 앞에서 깊은 좌절감을 토로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 살 수 있을 때 살 걸 너무 후회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10년여 전 주변 지인들이 결혼 후 영끌로 아파트를 매입할 때, 본인은 금리 우려로 안전하게 전세를 택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저희 부부 진짜 허튼 데 돈 안 쓰고, 외식도 줄여가며 성실하게 모으고 살았는데 요즘 보면 참 허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끌했던 친구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저는 그동안 모은 돈을 이번에 전세금 올려주는 데 고스란히 다 썼다"며 "전세가 이제 진짜 씨가 말라서 갈 곳도 없더라"고 하소연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임을 가진 A씨는 더욱 참담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집 미리 사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저 조용히 고기만 굽다 왔다"며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벼락거지가 된 것 같아 와이프와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제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저처럼 전세 살면서 후회하는 제 또래 또 있을까. 거의 결혼하면 영끌해서 집 사던 분위기였어서 저 같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우울감과 박탈감이 지독하게 자신을 짓누른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만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제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부러워하나 보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사연은 최근 주택시장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시가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2.50% 상승했다. 이는 집값 폭등기였던 지난 2021년 6월(2.44%)보다 높은 수치로,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로 실수요가 중저가 주택에 집중되면서 지난 7월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81.2%까지 급등했다. 전셋값 역시 4개월 연속 1%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기회는 항상 있다. 지나간 아쉬움보다 다가올 기회를 잡으셔라",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서 집 산 사람들도 매달 나가는 이자 때문에 쪼들리는 경우가 많다. 자산의 형태가 다를 뿐이지 성실하게 모은 전세금도 아주 큰 자산 아니냐. 생각하기 나름일 것 같다" 등의 위로가 이어졌다.
또 "부동산은 자산이라 계속 시간을 머금고 오른다. 추가로 매매한 사람이나 전세 산 사람이나 똑같이 열심히 아껴서 산 거다. 월급 버는 것만큼 내 재산 지키는 재테크 공부 열심히 하셔라", "무주택자이고, 자녀들이 있으면 차라리 청약을 노려보셔라", "후회해 봤자 변하는 건 없다. 주위와 비교하지 말고 집 살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금 사셔라" 등의 조언도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