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월)

"장미란씨 연락됐다" 허위보고한 경찰, '실종 프로파일링' 기록 삭제 정황까지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37)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찰관이 실종자 정보 관리 시스템까지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21일 제주경찰청은 1차 실종 신고를 담당했던 A 경장이 112 신고를 종결 처리한 것은 물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도 장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경찰이 실종 아동과 가출 성인의 신고·발견 정보를 관리하고 수색·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내부 정보망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의 과거 신고 이력과 발견 기록, 해제 사유, 조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이 신고자인 장씨의 남자친구 B씨를 만났고, 장씨 휴대전화의 위치값을 추적해 제주시 한림항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하고 수색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A 경장은 장씨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같은 날 밤 9시 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신고 접수 후 약 2시간 30분 만이었다.


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씨. / 장미란씨 가족 제공


당시 A 경장은 B씨에게 "장씨와 연락이 됐다", "잘 있다",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허위 답변을 했다. 사건이 종결 처리되면서 현장에서 수색 중이던 파출소 경찰관들도 상황이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하고 철수했다.


하지만 장씨의 휴대전화에는 지난 5월 12일 집을 나선 이후 어떠한 통화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지난 14일 직무 유기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A 경장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 장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대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는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팀장이나 과장의 검토를 받더라도 전산상 실종 해제는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앞으로는 담당 경찰관이 실종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밤 10시 15분쯤 휴대전화만 들고 제주시 한림읍 자택을 나선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장씨 가족들은 3개월 넘게 소식이 없는 장씨의 사진과 인상착의를 공개하며 제보를 호소하고 있다.


장씨는 키 158㎝, 몸무게 44㎏의 마른 체형에 긴 생머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당시 검은색 후드 집업과 카키색 운동복 바지, 흰색 나이키 슬리퍼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신고가 허위 종결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장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삭제돼 경찰은 행적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