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금)

"우린 평생 붓는데"... 국민연금 딱 1달 일하고 10년 치 몰아내 평생 받는 외국인들

외국인이 국내에서 단 한 달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과거 기간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 평생 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경력단절 전업주부와 영세 근로자의 노후 보장을 위해 마련된 추후납부(추납) 제도가 외국인의 연금 수급 통로로 활용되면서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추후납부 제도는 실직이나 사업 중단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 결혼과 출산으로 가입 이력이 끊긴 기간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999년 처음 시행됐으며, 2016년 11월부터는 무소득 배우자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적용제외 기간도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이 가능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외국인 가입자 역시 추납신청 대상기간이 있고, 과거 대상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됐다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제한 없이 추납 신청을 할 수 있다. F2(거주), F4(재외동포), F5(영주), F6(결혼이민) 비자 등을 보유한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 신청과 노령연금 수급자가 동반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연금공단 지사 현장에서 확인된 사례를 보면, 중국인 A씨는 H-2 비자(방문취업)로 입국해 사업장에서 1개월만 가입한 뒤 60세가 됐다. 원래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으나 연금 수령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119개월 치 보험료를 일시 납부해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다.


중국인 B씨는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 후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받았다가 재입국해 1개월 재가입, 임의계속가입 1개월, 기존 수령금 반납, 119개월 추납으로 총 121개월 가입 기간을 만들어 연금을 수령 중이다.


뉴스1


영주 체류자격(F-5) 중국인 C씨는 9개월 가입 후 반환일시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128개월을 추납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해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내부에서는 외국인 추납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이 여러 경로로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추납이 경력단절 전업주부와 영세 근로자의 연금 수급권 보호라는 제도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은 임의가입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한 국민연금법 제126조와 외국인의 무소득 배우자 적용제외 기간 추납을 허용하는 현행 방식이 법리적으로 충돌한다는 문제도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과도한 혜택으로 인한 기금 유출과 사후 관리의 한계도 심각하다. 외국인의 경우 가입 대상 여부, 배우자 가입 이력, 체류자격 등을 공적 자료로 정밀하게 확인하기 어려워 추납 대상 기간이 잘못 산정될 위험이 크다. 국가마다 가족관계 및 혼인 증빙서류 양식이 다르고 위조 가능성도 있어 일선 창구에서 진위 검증이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해외 거주 수급자의 사망 여부를 적시에 파악하지 못해 노령연금이 부정 지급되거나 유족연금 지급 관리에 허점이 생길 우려도 상존한다.


국민연금공단 현장에서는 반납과 추납 제도를 활용해 연금 수령 자격 기간(120개월)을 충족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 신뢰 확보와 연금 지속가능성을 위해 외국인 추납 및 수급 기준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