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이 16년간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44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일 광주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비롯해 A씨의 친인척과 전직 관리소장 등 총 9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로 근무하며 관리비 계좌에서 공금을 상습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인터넷뱅킹을 활용해 개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전표에는 전기요금, 상수도 요금, 승강기 유지관리비 등으로 허위 기재해 주민들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A씨가 입금자명을 거래처로 위장한 뒤 친인척이나 지인 계좌로 관리비를 이체하는 수법을 썼다고 판단하고 있다.
A씨는 이미 2016년부터 10년간 아파트 관리비 등 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 송치된 바 있다.
그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고소 직후 관리비 통장에 남아 있던 3000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가 경기도 일대에서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 등의 계좌 거래 내역을 분석하며 고소 내용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충북 충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 충주시의원 후보였던 B씨가 아파트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불구속 송치됐다고 20일 확인됐다.
B씨는 충주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재직하던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장기수선충당금 등 공금 1억 1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제9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주시의원 후보로 나섰다가 이번 사건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했다.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B씨는 당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억원을 반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아파트 관리비 횡령 사건은 최근 방영된 드라마 '아파트'와 유사한 상황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178억원 규모의 장기수선충당금을 둘러싼 주민들의 이해관계와 비리를 소재로 다뤘다.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 누적 적립액은 11조 924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