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나타난 대형 나일왕도마뱀이 19일에도 목격됐지만 결국 포획에는 실패하면서 출몰 열흘째를 맞고 있다.
지난 20일 수원시와 소방 당국은 광교 웰빙타운 아파트 단지와 쇠죽골천 산책로 일대에서 나일왕도마뱀 포획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1일부터 기간제 근로자 등을 현장에 배치해 매일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시는 홍재도서관과 쇠죽골천 산책로 인근 풀숲에 생닭과 쥐를 미끼로 넣은 포획틀 7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설치된 포획틀의 상태를 매일 점검하며 개체 포획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19일 수색 중에는 시 관계자가 쇠죽골천 부근에서 나일왕도마뱀으로 보이는 개체를 직접 목격했다. 하지만 개체가 빠른 속도로 도주하면서 포획에는 실패했다.
시 측은 이 개체가 여전히 쇠죽골천 주변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천 주변에는 바위틈과 무성한 수풀 등 은신처가 많고, 하천이나 하수시설을 통해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시는 보다 효과적인 포획을 위해 국립생태원에 네트건(Net Gun·그물총)을 요청했다. 현장에서 개체를 발견하면 포획틀과 그물총을 함께 사용해 포획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나일왕도마뱀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7일이다. 한 주민이 약 18초 분량의 영상을 아파트 주민 단체대화방에 올리면서 목격 사실이 공유됐다.
영상에 찍힌 도마뱀의 몸길이가 약 1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다. 11일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와 소방 당국의 본격적인 수색이 시작됐다.
나일왕도마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대형 도마뱀이다. 성체의 경우 약 1.5~2m까지 성장한다. 주로 낮에 활동하며 물가나 하천 주변에서 물고기와 개구리, 쥐 등 소형 동물을 잡아먹는다.
미약한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나일왕도마뱀 같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국내에서 입양·수입하거나 양도·양수할 때 관련 규정에 따른 신고가 의무화돼 있다.
시 관계자는 "도마뱀을 발견하면 직접 포획을 시도하지 말고 119나 시청으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자신이 나일왕도마뱀의 원소유주라고 밝힌 A 씨를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내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11일 현장을 수색 중이던 시 관계자에게 "한 달 전쯤 반려동물을 잃어버렸고, 계속 주변을 찾아다녔다"고 말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