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부문 수장인 노태문 대표이사가 올해 하반기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시장점유율 확대와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19일 업계에 따르면 노 대표이사는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DX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 증가했지만,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4배 이상 급등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를 보면 DX부문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 10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8조 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가격 상승이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에서 메모리를 공급받는데,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가격은 지난해 평균 대비 약 211% 올랐다. 회사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MX사업부의 적자 탈출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DX 부문은 시장점유율 확대, 체질 개선 지속, 내년도 혁신제품 준비를 핵심 사업전략으로 제시했다. 경쟁사도 원가 부담을 안고 있는 '칩플레이션' 시기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노 대표이사는 "AI를 통한 혁신과 효율화로 빠른 시일 내에 정상 궤도로 올라가겠다"며 "RX(로봇 혁신)와 AX(인공지능 전환) 등 미래 먹거리와 AI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전사원 교육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날 설명회에서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분리한 '부문제' 도입 배경을 설명하며, DX부문과 DS(반도체)부문 간 성과급 보상 격차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완제품(현 DX)과 부품(DS) 사업을 분리해 운영해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고객사가 완제품 시장에서는 경쟁사가 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부품 고객사의 기밀 정보가 완제품 부문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사·재무·회계 등 경영지원 기능까지 분리하면서 '한 지붕 두 회사'처럼 독립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까지 3~4년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DS부문의 자금 사정이 어려웠을 당시 MX사업부가 벌어들인 자금이 반도체 투자에 활용됐지만, DS부문이 이후 해당 자금에 이자까지 더해 MX사업부에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09년 부문제 도입 이후 한 부문의 성과급 재원이 남더라도 이를 다른 부문과 나눈 사례는 없었다며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노 대표이사는 "현재 미래 전략이 잘 진행되고 소기의 성과도 나고 있다.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가 성과를 만들어 특별보상을 받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구성원을 격려했다.
DX부문 최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노조 측은 예상 참석 인원을 약 3000명으로 추산했다.
동행노조는 지난 5월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이 소외됐다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