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을 두고 여권이 비판에 나선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어떤 형사 피고인이 감히 자신을 재판할 대법관을 협의해서 고르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20일 이준석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에 이긴 사람도 마음대로 못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며 "그것을 정해두고 지키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최근 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사전 협의 없이 대법관 후보자 2인을 서면으로 임명 제청한 것에 대해 관례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론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 대표는 "여당이 계속 수위를 높여가며 대법관 인사를 문제 삼는다"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서류로 후보를 올렸으니 결례이고 대통령과 상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의혹 등과 관련해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라며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은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잠시 멈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이 재판들은 다시 열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특히 대법관 증원과 대통령 임명권의 이해충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대법원의 대법관은 14명에서 26명이 되고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지금 앉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물러난 뒤 자기를 앉힌 사람의 재판을 맡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의 제척·기피·회피 제도를 언급하며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판사를 의심하는 제도가 아니라 판결을 지키는 제도"라며 "실제로 치우쳤는지는 따지지도 않는다. 치우쳐 보이는 것만으로 이미 재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삼권분립 원칙도 강조했다. 그는 "감시받을 사람이 감시할 사람을 고르면 나눠놓은 의미가 없다"며 "헌법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언급하지만 후보를 올리는 일은 대법원장에게, 동의하는 일은 국회에 나눠 맡겼다. 셋이 나눠 가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지만 판결까지 뽑아준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로 가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는 선, 그것이 법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적어도 피고인이 자기 재판할 대법관을 협의해서 고르자는 말만은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당이 말하는 관례보다 오래된 재판의 원칙이 '자기가 받을 재판은 자기가 만지지 않는 것'"이라며 "자기 재판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대통령은 감당할 수 없는 장작을 쌓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