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 통영지청이 생후 이틀 된 신생아를 한겨울 차량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여성을 구속 기소했다. 범행은 2016년 1월에 일어났지만, 10년이 지난 뒤에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한강일)는 19일 A씨(47)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16년 1월 13일 여아 B양을 출산한 뒤 이틀 후인 15일 오후 5시 15분쯤부터 6시 45분쯤까지 경남 고성군 동해면 외산리 갓길에 세운 승용차 조수석에 B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차량 시동을 끄고 창문을 열어둔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범행 장소 일대 평균기온은 영상 5.73도였다. B양은 몸무게가 2.16㎏에 불과한 신생아였으며, 임신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부당경량아'로 추위에 더욱 취약한 상태였다.
검찰이 법의학자 2명에게 의뢰한 감정 결과 B양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A씨는 수사기관에 B양의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고성군 앞바다에 버렸다고 말을 바꿨다. B양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이 10년 가까이 묻혀 있다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신생아 임시번호 전수조사 과정에서였다. 지자체가 B양의 생활 반응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2024년 12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지난해 6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자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내연남이 있었는데 딸이 내연남의 자녀일 수도 있어 이를 남편에게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로 A씨가 2017년 이혼하기 전까지 남편은 A씨의 임신과 B양의 출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A씨가 낳은 여섯 번째 자녀였다. A씨는 당시 남편과 자녀 4명을 양육하고 있었으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다섯째 자녀는 입양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내연남은 A씨의 임신·출산 당시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범행 동기와 고의성을 규명하기 위해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예상하지 못한 임신 상황을 회피하려는 A씨의 성격적 특성이 범행과 결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계좌거래 내역과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A씨가 출산용품 등 양육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B양이 숨진 뒤에도 A씨는 공과금을 납부하고 식당을 찾는 등 일상생활을 이어갔으며 주변에 임신과 출산 사실을 철저히 숨긴 정황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과 법의학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A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범행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A씨는 지난 11일 구속됐다.
A씨에게는 B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적용할 수 있었지만 범행 당시 적용되던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기소하지 못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죄 역시 관련 규정이 A씨의 범행 이후인 2021년 신설돼 적용하기 어렵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