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빌려준 1억원을 돌려받으려다 오히려 법정에 섰다. 1년 5개월간 169차례에 걸쳐 채무자를 괴롭힌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조국인 울산지법 형사5단독 부장판사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1월 초부터 2025년 5월 중순까지 채무자 B씨를 상대로 반복적인 연락을 시도했다.
A씨는 B씨에게 "죽으면 너 때문"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며 자살을 암시했고, 늦은 밤 시간대에도 전화를 걸었다. A씨는 B씨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가족을 찾아가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과 횟수를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나 A씨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채권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은 낯설어 보이지만 법률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채권추심법 제9조 3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에 전화나 문자 등을 보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규정은 대부업자뿐 아니라 개인 간 금전거래의 채권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채권 자체가 정당하더라도 회수 방식이 위법하면 별개의 범죄로 처벌된다는 의미다.
법원은 개인 채권자에 대한 벌금형 선고 사례를 축적해왔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2023년 10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에 1년간 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인천지법은 같은 달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