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경제 성장의 열매를 국민과 나누기 위해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18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 총통부에서 행정원의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 관련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1인당 1만 대만달러(약 4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AI와 고성능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 증가로 인한 경제 성장의 혜택을 'AI 보너스' 형태로 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대만 통계 당국 주계총처의 최신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GDP 성장률이 39년 만에 최고치인 11.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 총통은 이를 전 대만인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정부가 평균 수치뿐만 아니라 평균 이하의 사람들과 생계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가정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는 세입·세출 균형과 실질적인 제로 부채를 전제로 내년도 예산안을 2357억 대만달러(약 10조4000억원)로 증액 편성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안은 오는 20일 행정원장이 주재하는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 관련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입법원이 올해 말 이전에 내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내년 2월 춘제 이전에 1만 대만달러의 보너스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 현금 지급이 경기 침체 등에 대비한 과거 사례와 달리 강력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혜택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금 보너스 지급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소속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집권 민진당이 지난해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이 1만 대만달러 현금 지급을 제안했을 때 위헌이라고 비판했다며 정책 급선회에 대해 라이 총통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현금 지급의 배경에 오는 11월 지방선거에 대한 열기 고조와 2028년 대선에서 재선 도전을 위한 기반 포석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금 지급을 지렛대 삼아 역대 최대인 1조1225억 대만달러(약 49조7000억원) 규모 국방예산의 입법원 통과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대만 당국이 소비 진흥을 위해 소비쿠폰이나 현금을 지급한 사례는 5차례 있었다.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3600 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각각 3000 대만달러와 5000 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나눠줬다. 코로나19 막바지인 2023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현금 6000 대만달러를, 2025년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 대응을 위해 현금 1만 대만달러를 각각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