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한 사업장에서 일하다 임금을 떼인 노동자들이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산대지급금'이 대폭 늘어난다. 지급 기간이 두 배로 확대되고, 최대 지급액도 50% 증가한다.
19일 고용노동부는 개정된 임금채권보장법과 시행규칙이 20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도산대지급금은 기업이 파산하거나 도산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의 체불 임금을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한 뒤 해당 금액을 사업주에게서 회수하는 제도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급 대상 기간의 확대다. 지금까지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휴업수당, 출산전후휴가급여만 도산대지급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일부터는 최종 6개월분까지 지급 범위가 늘어난다.
이로 인해 도산대지급금 최대 상한액은 기존 2100만원에서 3150만원으로 상향된다.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근로자의 연령대와 월별 상한액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5세 직장인 A씨를 예로 들면, 도산 위기 회사에서 월 350만원씩 5개월간 총 175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가정해보자. 기존에는 최종 3개월분만 인정돼 연령대별 월 상한액 310만원을 적용한 930만원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체불된 5개월분 전체가 인정돼 총 155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전체 체불액의 약 90%에 달하는 금액이다.
체불임금을 갚으려는 사업주에 대한 융자 지원도 강화된다. 일반융자의 경우 사업주당 한도가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되고, 노동자 1인당 한도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정부는 이번에 '특별융자' 제도도 새로 만들었다. 최근 3개월간 체불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사업주가 융자 신청액의 120% 이상 가액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면, 최대 10억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노동자 1인당 한도는 2000만원이다.
융자 금리는 담보대출의 경우 연 2.2%, 신용이나 연대보증은 연 3.7%로 책정됐다. 융자금은 사업주가 아닌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의 계좌로 바로 입금된다.
고용노동부는 갑작스러운 경영 악화로 대규모 체불이 발생한 사업주들이 저금리 융자를 활용해 밀린 임금을 청산하는 데 이 제도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주는 체불을 청산하면 형사 처벌이 줄어들 수 있고, 노동자는 별도의 대면 조사 절차 없이 밀린 임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개인 계좌로 받을 수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에게는 엄중하게 대응하는 한편, 피해를 입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산대지급금과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 제도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실하게 일했지만 제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체불 노동자들의 무너진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앞으로도 정부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