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측근 보좌관에 대해 질문한 방송 기자를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낸 가운데, 백악관이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기자의 미성년 자녀까지 언급하며 인신공격에 나섰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거졌다.
미국 방송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크리스틴 홈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보다 보좌관과 여행을 다니고 연회장을 짓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민주당 소속 오소프 의원을 희극 캐릭터 '피위 허먼'에 빗대며 홈즈 기자를 향해 "조용히 하라", "시끄럽고 무례하다"고 면박을 줬다. 소속을 확인한 뒤에는 "가짜 뉴스"이자 "가짜 기자"라며 언성을 높였다.
공방은 백악관 공식 소통 채널이 개입하면서 격화됐다. 백악관 신속 대응 엑스 계정은 당시 질의응답 영상을 게시하며 홈즈 기자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굴욕이자 수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언젠가 당신의 아이들이 이 역겹고 비인간적인 질문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의 부모가 이토록 냉혹하고 악의적이라는 사실에 역겨움과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백악관이 정부 공식 계정을 동원해 취재 기자의 미성년 자녀를 직접 겨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설전의 배경에 놓인 나탈리 하프(35) 백악관 행정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인물이다.
종이 인쇄물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 반응 등을 출력해 전달하면서 정계에서 '인간 프린터'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대문자 표기와 느낌표 어법을 살려 '트루스 소셜' 게시물을 대리 작성하는 등 정보 유통 통로를 쥔 측근으로 통한다.
골암 투병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시도할 권리' 법안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며 트럼프를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칭송해 인연을 맺은 하프는 우파 방송 'OAN' 진행자를 거쳐 2020년과 2024년 대선 캠프를 모두 함께했다. 최근 튀르키예에서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응해 전용기를 극비 교체할 당시에도 각료들을 제치고 극소수 측근으로 전용기에 탑승해 메시지 관리를 전담했다.
이에 대해 'CNN' 대변인은 "홈즈 기자는 미국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단호하고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직무를 다했다"며 "공직자가 동의하지 않는 보도에 반론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백악관의 품격에 맞지 않으며 언론 자유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