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공동을 반세기 동안 지켜온 '더 플라자'가 개관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다. 오는 9월 영업을 중단한 뒤 약 3년에 걸친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최고급 스위트와 파인다이닝, 프리미엄 비즈니스 공간 등을 갖춘 하이엔드 호텔로 탈바꿈한다.
19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내년 초부터 약 3년간 더 플라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호텔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편의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2010년 이후 약 16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재단장이다.
더 플라자는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오는 9월 30일 자로 영업을 중단한다.
16년 만의 대수술... 2029년 '하이엔드 호텔'로 재탄생
이번 리모델링의 핵심은 더 플라자의 고객층과 공간 구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고급 객실 확대를 비롯해 프리미엄 비즈니스 공간 조성, 세계적 수준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유치, 문화·예술 콘텐츠 강화, 시민 휴식 공간 확대 등을 리모델링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외관은 50년 동안 이어온 더 플라자만의 역사성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건물 외형을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설립 초기 디자인을 보존해 호텔이 지닌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더 플라자가 자리한 서울 중구 소공동 일대는 역사적으로도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조선시대에는 외국 주요 사절단이 머물렀던 곳으로 전해지며,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으로 평가받았다. 근대에 들어서는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이 모여 시대의 현안을 논하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 같은 지역성과 호텔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더 플라자를 정부 고위 관계자와 글로벌 기업인 등 정상급 VIP가 찾는 대표 하이엔드 공간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스위트 늘리고 미쉐린 품는다... VIP 고객 정조준
객실 구성부터 큰 폭으로 바뀐다. 기존 디럭스 객실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최고급 스위트 객실 비중을 확대하고 객실 내부에는 업무가 가능한 별도 공간을 마련한다. 비즈니스와 휴식을 동시에 원하는 고급 고객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호텔 내 클럽라운지도 한층 고급화한다 공간 자체를 대폭 넓히고 서비스 수준을 높여 VIP 고객을 위한 대표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F&B 경쟁력도 대폭 강화한다. 더 플라자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한 세계적인 파인다이닝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근 '더 플라자 다이닝'과 연계한 최고급 미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세계 최대 럭셔리 독립 호텔 연합체인 '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LHW)'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리츠 파리 호텔 등이 소속된 LHW는 세계 주요 도시의 독립 하이엔드 호텔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리모델링을 통해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글로벌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 더 플라자의 브랜드 위상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투숙객 아니어도 간다... 옥상정원 시민에 활짝
리모델링 이후 더 플라자의 일부 공간은 호텔 이용객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된다. 대표적인 공간이 옥상정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호텔 외벽에 옥상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누구나 옥상정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호텔 투숙이나 식음시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들이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찾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옥상정원에서는 서울시청을 비롯해 광화문, 경복궁, 덕수궁, 청와대 등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주요 역사 건축물과 공간을 조망할 수 있다.
소공 1·2·3지구 잇는다…서울 도심 복합거점으로
더 플라자의 변신은 호텔 한 곳의 리모델링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소공 1·2·3지구를 하나로 잇는 통합 개발 사업의 일부이기도 하다. 사업 대상은 소공 1지구 더 플라자, 2지구 한화빌딩, 3지구 한화금융플라자다.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된 노후 건축물의 기존 골조는 유지하되 내·외부를 전면 재단장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통합 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모두 마무리되면 호텔과 업무, 문화, 상업 기능이 한데 어우러진 서울 도심의 새로운 복합거점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현재 건축 허가를 받은 상태로 건축물 해체 심의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지자체 등과 협의해 2029년 공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토·더 플라자·갤러리아... 한화 '하이엔드 삼각축' 구축
더 플라자의 대규모 리모델링은 한화그룹 라이프 솔루션즈 부문이 추진하는 하이엔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화는 호텔과 리조트, 백화점 등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한 공간과 콘텐츠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프리미엄 리조트 안토(ANTO)는 최근 초호화 풀사이드 다이닝 '부에노 비치클럽'을 선보였다.
국내 대표 럭셔리 백화점인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을 필두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내·외관뿐 아니라 VIP 관련 콘텐츠를 대폭 강화해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글로벌 하이엔드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안토에 이어 더 플라자와 갤러리아 명품관 재단장이 완료되면 세 곳은 한화그룹의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잇는 하이엔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더 플라자는 9월 영업 중단을 앞두고 지난 50년간 호텔을 이용해온 고객을 위한 감사 이벤트 'Memories of THE PLAZA'도 진행한다. 더 플라자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사연을 이달 31일까지 공식 SNS 채널 또는 호텔에 제출하면 참여할 수 있다.
당첨자는 9월 4일 발표되며, 선정된 고객에게는 플라자 스위트 숙박권과 더 플라자 인기 PB 상품인 'P컬렉션' 등을 증정한다.
숙박권은 영업 종료 전인 9월 중 사용할 수 있다. 블랑제리 더 플라자와 세븐스퀘어, 지스텀, 객실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더 플라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개관 50주년을 기점으로 더 플라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하이엔드 호텔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그간 보내주신 고객 성원에 감사드리며 차원이 다른 공간과 서비스로 다시 찾아 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