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독립 염원 담긴 첫 한글 망명가사 '서행별곡', 곧 베일 벗는다

나라를 잃은 한말 선비가 망명길에 오르며 남긴 독립의 염원이 11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다.


18일 국립중앙도서관은 강화학파 대표 유학자 이건승(1858-1924)이 직접 쓴 한글 가사 '서행별곡' 원본을 기증받아 다음 달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작가의 후손인 이겸주 울산대 명예교수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원본을 전달하며 이번 공개가 가능해졌다.


이건승은 1910년 경술국치 후 일제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1910년 9월 22일 서간도로 망명 길에 올랐다.


그는 이듬해인 1911년 3월 총 141장 분량의 방대한 한글 가사를 완성했다. 이 가사에는 망명을 결심한 까닭과 신의주까지 가는 동안 느낀 복잡한 감정, 낯선 만주 땅에서 겪은 육체적·정신적 고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싹튼 국권 회복의 소망이 시간 흐름에 따라 상세히 담겼다.


국립중앙도서관


이번 기증에는 '서행별곡' 외에도 '초원담로', '두시약설', '양명문초' 등 강화학파 학문 연구의 중요 자료들이 함께 포함됐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전해 받은 유물의 상세 목록과 해설을 2026년 9월까지 1차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선명한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끝내 도서관 누리집에 원문을 전면 개방해 누구나 연구와 학습에 쓰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