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규제 강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 신용거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제한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현물 신용융자 시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코스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신규 신용융자 수량이 7월 248만7364주에서 이달 14일까지 378만8924주로 52.3% 뛰었다. SK하이닉스 역시 52만6625주에서 66만707주로 25.5% 늘어났다.
신용거래 비중도 함께 상승했다. 전체 거래량 대비 신규 신용거래 비율인 공여율은 규제 직전인 7월 20~30일 평균 삼성전자 9.12%, SK하이닉스 10.06%였으나 이달 들어 각각 12.74%, 12.28%로 치솟았다. 7월 31일과 비교해 지난 14일 신용잔액 수량도 삼성전자 8.2%, SK하이닉스 7.6% 각각 불어났다.
증가 시점은 규제 시행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추가 매수하려는 개인투자자에게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을 의무화했다.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시행일 거래분이 결제일 기준 반영되는 8월 4일 삼성전자의 신규 신용융자는 810만주로 분석 대상 20거래일 가운데 최고치를 찍었고, SK하이닉스도 97만8000주에 이르렀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16종의 하루 합산 거래대금은 규제 전날인 7월 30일 12조4485억원에서 지난 7일 8452억원으로 93.2% 급감했다.
레버리지 상품에서 빠져나간 투기성 자금 일부가 기초자산 현물 신용거래나 지수형 레버리지 등으로 이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7월 급락 이후 저점 매력이 부각된 점도 신용융자 재증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9일부터는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된다.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처음 투자하는 개인은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은 물론 최소 5거래일 동안 거래일별 1시간 이상, 총 5시간 이상 모의거래를 완료해야 한다.
같은 날 ETF·ETN 괴리율 관리 기준도 엄격해진다. 추가 규제 시행 후에도 현물 신용거래가 계속 늘어난다면 레버리지 자금의 우회 흐름을 가늠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두 종목에 단순 실적 호전을 넘어 인공지능(AI) 메모리 주도권 강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낸드 가격 상승세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확대, 선단 D램 수율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HBM 점유율 회복 전망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출하 정상화와 장기공급계약(LTA) 확대가 높은 수익성을 떠받치는 축으로 평가받는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결정력과 HBM 경쟁력이 동반 회복세"라며 "SK하이닉스 역시 HBM4와 LTA를 기반으로 실적 성장 가시성이 높아지는 단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