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즈니와 ABC 방송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방송 면허 조기 재심사 명령이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18일(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는 디즈니가 워싱턴 D.C. 미국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트럼프 행정부가 ABC 계열 방송국 8곳의 방송 허가를 예정보다 앞당겨 재심사하는 것을 중단해달라는 임시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소송에서 디즈니는 FCC가 "행정부의 요구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방송사"를 강압하고 보복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ABC 기자들의 보도 내용과 방송 프로그램에서 내보내는 견해를 공격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FCC는 지난 4월 ABC의 방송 면허 검토를 명령했다. 방송사들의 면허 갱신 심의가 2028년 10월 이전까지 예정돼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정이다. 미국 FCC가 방송국의 정규 갱신 일정 이전에 면허 검토를 명령한 것은 지난 50년간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번 면허 검토 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ABC 방송사에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을 해고하라고 촉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지미 키멀은 미국 주요 심야 토크쇼 진행자 가운데 트럼프를 가장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인물로 꼽힌다. 최근에는 트럼프와 아내 멜라니아의 나이 차이, 이란 정책, 대통령 연회장 개축 비용, 개인적 재정과 축재 문제 등을 조롱하거나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언론사들에게 자신이 싫어하거나 비판적인 코미디나 뉴스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계속 촉구해왔다. FCC에 ABC 방송의 방송 허가를 취소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방송국은 공중파를 사용하기 위해 FCC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취소는 극히 드물지만, 비평가들은 허가 취소 위협만으로도 방송사에 압력을 가하고 정부가 편집 및 프로그램 편성 결정에 간섭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방송 네트워크는 프로그램 콘텐츠 선택에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폭넓은 보호를 받고 있다.
디즈니와 ABC는 법원에 방송 면허 갱신 절차를 중단하고 FCC가 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 금지 명령을 신속히 내려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