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요즘 중국 직장인들이 상사에게 '소심한 복수' 하기 위해 모니터 구석에 띄워둔다는 AI 펫의 정체

중국 직장인의 컴퓨터 화면에 새로운 동료가 나타났다. 반려묘가 기지개를 켜고, 때로는 직장 상사가 "오늘 야근 없습니다"라고 외치는 모습이다. AI 기술로 만든 '데스크톱 펫'이 업무 공간을 점령하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반 '바탕화면 가상 반려동물'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PC 메신저에 등장했던 정형화된 2D 캐릭터와 다르게 현재의 AI 펫은 사용자가 외모와 성격, 행동 패턴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사진 한 장과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원하는 인물이나 동물을 똑 닮은 캐릭터가 완성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직접 제작이 어려운 사용자를 위한 대행 서비스도 생겨났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기본형 AI 펫 제작 서비스가 9.9위안(약 2000원)부터 시작해 복잡한 설정이 포함된 제품은 수백 위안까지 가격이 형성됐다.


직장에서 AI 펫은 스트레스 해소 도구로 기능한다. 한 인플루언서는 관계가 좋지 않은 인물의 얼굴을 캐릭터에 적용해 바닥을 기어 다니며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상사의 얼굴을 한 AI 펫도 인기다. 일부 사용자들은 평소 부담스럽게 느끼던 상사의 모습을 캐릭터로 만든 뒤 "오늘부터 야근 절대 금지", "즉시 승진 및 연봉 인상" 같은 말을 반복하도록 설정했다. 현실에서 듣기 힘든 말을 대신 들려주는 셈이다.


SCMP



한 중국 누리꾼은 "오전 내내 상사에게 시달리고 오후에는 상사의 얼굴을 한 펫을 괴롭히며 앙갚음했다"며 "당장 회사를 그만둘 용기는 없어도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소심하게 저항할 수는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위험도 존재한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당사자 동의 없이 실제 인물의 얼굴을 AI 캐릭터에 사용한 뒤 희화화하거나 모욕적인 행동을 시킬 경우 초상권이나 인격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누군가에게 AI 펫이 '복수용 장난감'이라면 다른 이들에게는 잃어버린 존재와 재회하는 창구가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정보통신업계에서 일하는 샤오룽씨는 사무실에 데려올 수 없는 자신의 반려묘를 AI 펫으로 구현했다. 고양이 캐릭터가 화면을 돌아다니다 물을 마시거나 스트레칭해야 할 시간이 되면 주인에게 알려주도록 만들었다.


'펫로스'를 겪는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을 AI로 되살리고 있다. 한 사용자는 5년 전 세상을 떠난 고양이의 사진과 기억을 바탕으로 AI 펫을 제작했다. 생전 고양이가 자주 하던 발을 핥거나 기지개를 켜는 동작을 재현하고 "오늘 캔 못 먹었어", "나도 네가 보고 싶어" 등의 말을 하도록 설정했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몇 줄의 코드에 불과할 수 있지만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에게는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