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불 나면 어쩌려고"... 서울 숙박업소 90% 스프링클러 '미설치'

지난 3월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참사 이후 서울시가 소규모 숙박시설 안전 강화에 나섰다.


18일 서울시는 소방시설이 미비한 숙박업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3중 안전망 구축을 통해 화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 전체 숙박업소 7958곳 중 90.5%인 7209곳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현행 소방시설법은 영업장 면적 300㎡ 이상 숙박시설에만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서울 숙박업소의 약 80%가 이 기준에 미달하는 소규모 시설이다.


특히 캡슐형 호텔과 도미토리 등 소규모 숙박시설은 침상이 밀집돼 있고 통로가 협소해 화재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의 한 소규모 숙박시설은 지난해 말까지 객실이나 공용공간에 소화장비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으나, 서울시의 권고로 최근 자동확산소화기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소규모 숙박시설 화재 예방을 위해 전수조사·소방시설 보강·통합관리체계 마련이라는 3중 안전장치를 가동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숙박시설 7209곳에 공문을 보내 스프레이형 소화기, 자동확산형 소화기 등 대체 소방시설 설치를 적극 권고했다.


서울시



코로나19로 2022년 3916곳까지 줄었던 서울시 숙박업소 수는 지난해 7958곳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숙박시설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별도 충전공간 확보를 유도하고, 외국인 투숙객 증가에 대비해 다국어 화재 대응 리플릿 배부에도 나선다. 건축부터 운영까지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가는 통합관리체계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관계 법령 개정을 통해 소방·건축·위생·관광 분야 전반의 안전기준 강화를 추진한다. 캡슐호텔 등 밀집형 숙박업소를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해 영업장 면적과 관계없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시는 또 간이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300㎡ 미만 소규모 숙박업소에 자동확산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화재안전기술 기준 개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2018년 국일고시원 참사를 계기로 고시원을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를 기존 고시원에도 소급적용한 바 있다. 서울시는 소규모 숙박업소가 안전사각지대에 놓인 만큼 고시원처럼 소방기준을 소급 적용하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3월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이후 선제적으로 숙박업소 화재 취약원인을 분석하고 정부에 제도개선 건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소규모 숙박업소는 고시원과 매우 유사한 화재 위험성이 있어서 영업장 면적과는 관계없이 기존 모든 숙박업소에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