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영화 '오디세이' 흥행에 관광객 몰린 그리스... 물·전력 바닥나

영화 '오디세이'의 전 세계적 흥행으로 촬영지인 그리스를 찾는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지 인프라가 한계에 부딪히며 그리스 정부가 과잉 관광 억제책을 내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영화 개봉 이후 주요 촬영지인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중심으로 여행 검색과 예약이 늘어나는 '세트제팅(촬영지 여행)' 현상이 나타났다.


영국 여행업체 익스플로어 월드와이드는 최근 4주간 그리스 여행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고 밝혔다. 펠로폰네소스반도 관문인 칼라마타공항의 올해 상반기 국제선 도착 승객도 6만841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영화 ‘오디세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관광객 급증은 고질적인 인프라 부족 문제를 키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에게해의 그리스 섬 7곳이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평소 인구 약 1400명인 아스티팔레아섬은 여름철 유동 인구가 7000명까지 늘어나자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하고 하루 600세제곱미터(㎥) 규모 임시 담수화 시설을 가동했다.


그리스 정부는 9개 섬의 담수화 시설과 수도망 확충에 1500만 유로(약 220억 원)를 투입했다. 하지만 담수화 시설 가동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국가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은 도서 지역의 전력난도 가중됐다.


공항 인프라도 한계를 드러냈다. 칼라마타공항은 1억2500만 유로(약 1840억 원)를 투입해 터미널을 증축하고 체크인 카운터를 4개에서 10개로 늘리는 현대화 계획을 확정했으나 아직 착공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


의료 공백과 주거난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스 공공병원노동자연맹의 지난 5월 조사에 따르면 휴양지 코스섬은 내과 전문의가 없어 파견 인력으로 버티고 있으며, 사모스섬은 내과 정원 5명이 전원 공석이다.


지난달 46만 명이 몰린 산토리니 역시 간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성수기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파견 의료진조차 머물 거처를 구하지 못해 채용난이 이어졌다.


산토리니 / GettyimagesKorea


관광 과열이 지역 사회를 위협하자 그리스 정부는 지난 8일 전국 관광지를 5개 유형으로 분류해 포화 지역의 신규 개발을 제한하는 '관광 특별공간계획'을 확정했다. 산토리니, 미코노스 등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용 가능한 인프라 한계를 정책에 반영해 규제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