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책임경영·주주가치 내걸고 RSU 도입
임원 보상 5~10년 이연...기업가치에 장기간 묶어
에어로 2Q 영업익 1.4조·수주잔고 38조...'황제주' 유지
해외 수주 성과 주가로...일반주주는 즉시 매도 가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8일 11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4일 100만4000원으로 다시 '황제주'에 오른 뒤 100만원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으로 분기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38조3000억원까지 쌓였다.
해외 방산 수주와 실적이 쌓이는 동안 주가도 우상향했다. 주주는 주가 상승 과정에서 보유 여부와 매도 시점을 직접 정할 수 있었고, 저점에서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는 언제든 상승분을 수익으로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영진의 보상은 달랐다.
한화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RSU를 도입하면서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었다. 연말·연초 현금으로 지급하던 단기 성과급과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회사 주식과 주가에 연동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경영진 보상을 당해 실적에서 떼어내 중장기 기업가치에 묶은 것이다.
RSU를 받은 경영진은 주가가 단기간 뛰더라도 이를 바로 현금화할 수 없다. 회사가 정한 '가득기간'을 채워야 실제 보상으로 이어진다. 주가가 지급 시점까지 오르면 보상 가치도 함께 커지고, 반대로 떨어지면 줄어든다. 일반주주와 달리 계속 회사의 기업가치에 묶이는 구조다.
해외수주 쌓이자 영업익 3조...한화에어로 '황제주'
도입 6년째인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 구조를 보여주는 계열사다. 주력인 지상방산은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 지역을 넓혔다. 올해 4월에는 핀란드와 약 94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맺었고 5월에는 에스토니아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추가 공급 계약을 따냈다. 폴란드와 이집트, 중동 지역 납품 물량도 2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실적은 숫자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5년 매출은 26조6078억원, 영업이익은 3조345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37%, 7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5조439억원, 영업이익 2조44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특히 2분기 지상방산 부문에서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거뒀다. 항공우주 부문도 군수 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37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K9과 천무 등 해외 계약을 더하면서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38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주가도 따라 움직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처음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등락을 거쳤지만 올해 들어 다시 100만원을 회복했고, 지난 4일에는 100만4000원으로 종가 기준 황제주에 복귀했다. 이날 종가는 114만6000원이다.
주주는 먼저 수익 실현...경영진 보상은 장기로 묶였다
주가 상승의 과실은 주주에게 먼저 열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보유하거나 팔 수 있었다. 경영진에게 부여된 RSU에는 이 선택지가 없다. 가득기간이 끝나 실제 권리를 취득하기 전까지 보상은 회사의 중장기 가치와 함께 움직인다.
한화가 RSU 적용 대상을 넓혀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2024년에는 대표이사와 임원 중심이던 제도를 주요 계열사 팀장급까지 확대했다. 팀장급에는 기존 수당과 RSU 가운데 선택권을 주면서 가득기간은 3년으로 정했다. 당시 전환 대상자의 88%가 RSU를 선택했다. 임원에게 적용되는 5~10년보다 기간은 짧지만 보상을 미래 주가에 연동하는 구조는 같다.
금융당국도 올해부터 임원 보수와 회사 성과를 함께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 기준을 손질했다. 12월 결산법인은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임원 보수와 함께 영업이익, 총주주수익률(TSR) 등을 공개한다. 아직 지급되지 않은 RSU 등 주식기준보상에 대한 공시도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