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서정진 점검 아래 정비 마친 '지프레'... 셀트리온, 9000곳 약국망 가동 채비

셀트리온이 지난 5월 인수한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Gifrer)의 인수 후 통합·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유럽 사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약국 채널을 본격 가동할 채비를 갖췄다. 


기존 병원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직판망에 지프레가 보유한 프랑스 전역의 약국 영업망을 결합하면서 셀트리온의 유럽 판매 접점을 병원에서 약국까지 넓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의 의미가 크다.


18일 셀트리온은  지프레 인수 이후 양 조직 간 협업 체계와 인력 운영, 제품별 판매 전략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정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하반기 글로벌 영업 현장 점검 과정에서 프랑스 법인과 지프레를 직접 찾아 조직 운영과 약국 영업망 가동 상황,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 양사 영업 연계 계획 등을 최종 점검했다. 단순히 인수 작업을 마치는 데 그치지 않고 지프레가 가진 현지 영업 자산을 셀트리온의 제품 경쟁력과 결합해 실제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직접 살핀 것이다.


사진 제공 = 셀트리온


지프레가 셀트리온에 중요한 이유는 프랑스 전역에 구축된 촘촘한 약국 네트워크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프레는 9000여 개 약국 영업망과 800여 개 병원 공급망을 기반으로 140여 종의 일반의약품(OTC)·약국의약품(DM)·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셀트리온의 유럽 직판은 병원과 의료진, 입찰 기관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약국을 직접 커버하는 영업망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지프레 인수로 셀트리온은 기존 병원 중심 직판 체계에 약국이라는 새로운 판매 접점을 더하면서 처방부터 조제·투약, 반복 구매까지 이어지는 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약국 채널의 확보는 환자가 직접 투여하는 피하주사(SC) 제형 바이오의약품의 판매 확대와 맞물려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는 2022년부터 일부 바이오의약품의 약국 대체조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적용 품목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체조제가 활성화될수록 약국에서 어떤 제품이 선택되는지가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약국 영업망과 현장 영업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제공 = 지프레


셀트리온은 지프레의 약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SC 제형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대체조제 대상 품목이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바이오시밀러의 약국 영업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우선 골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성분명 데노수맙)의 프랑스 규제 및 대체조제 적용 일정에 맞춰 약국 직판을 준비하고 있다.


지프레의 역할이 셀트리온 제품을 판매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지프레가 이미 확보한 약국 고객과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자사 제품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타사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헬스케어 제품을 라이선스인해 현지에 출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을 넓혀 영업사원과 유통망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프레 자체의 매출과 수익 기반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지프레를 셀트리온 제품을 유통하는 단순 판매 창구가 아니라,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현지 사업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그룹 차원의 제품 시너지 역시 본격화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지피덤(zipiderm)'을 내년 초 프랑스 약국 유통 화장품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지프레가 현지 약국 판매와 유통을 담당한다. 여기에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이 유플라이마·옴리클로 등 피부질환 관련 바이오의약품 영업을 통해 확보한 의료진 네트워크와 지프레의 약국 영업망을 연결해 의료진에서 약국으로 이어지는 헬스케어 사업 시너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 제공 =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프랑스를 약국 직판 사업의 첫 성공 사례로 만들고 이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가마다 약국 유통 구조와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 제도가 다른 만큼 우선 프랑스에서 지프레와 셀트리온의 통합 영업 모델의 성과와 수익성을 검증한 뒤, 셀트리온의 직판 기반이 강하고 향후 약국 내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 확대가 예상되는 서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체조제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바이오시밀러보다는 약국 판매 제품군과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국가별 제도에 맞춰 사업 모델을 달리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유럽 지역 김동식 글로벌담당장은 "지프레 인수 후 필요한 정비를 마치고 셀트리온과 함께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완료했다"며 "프랑스 현지에서 최고경영진과 함께 정비 상황과 영업 전략을 점검한 만큼, 이제는 지프레의 약국 네트워크를 셀트리온의 제품 경쟁력과 결합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 제품뿐 아니라 비경쟁 타사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프랑스에서 검증된 약국 영업 모델을 국가별 제도에 맞춰 유럽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