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일)

"대출 오픈런 끝나나"... 은행 주담대 한도 7.5조로 확대 전망, 실수요자 숨통 트인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상향 조정으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공급 여력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확대된 한도를 주담대에 집중 배분할 경우 최대 7조5000억원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3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7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말 644조9700억원 대비 5조8047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은 연초 금융당국과 협의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4조3363억원으로 설정했다. 현재 잔액은 목표를 1조4684억원 초과한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연말까지 약 4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연간 목표를 넘어선 은행들은 강도 높은 총량관리에 돌입했다.


대출 한도 축소, 대출모집인 채널 차단, 비대면 신규 대출 중단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대출 접수 개시와 동시에 신청자가 몰리는 '오픈런'과 새벽시간 '광클' 현상도 발생했다.


대출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가 아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13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492조168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1175억원 늘었다. 개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주담대 연간 증가 목표는 1조7016억원이다. 실제 증가액은 목표를 5841억원 밑도는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관리 양상을 보였다. 은행들의 한도 축소 및 모집인·비대면 채널 제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조6873억원 급증한 158조605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증가 목표 2조6347억원을 2조526억원 초과했다. 기타대출 잔액은 주담대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올해 증가액은 주담대의 네 배를 웃돌았다.


주가 상승기에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활용한 '빚투'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냈다가 주가 하락으로 상환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며 "기타대출 잔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 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말 대비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면서 추가 대출 여력을 신용대출보다 실수요 목적의 주담대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4일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 적시에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금융권에 주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 뉴스1


은행연합회도 주택 공급 관련 자금 지원을 강화하되 신용대출에 대한 자율적 관리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5대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가 기존 4조3363억원의 두 배인 8조6726억원으로 확대되고 이를 주담대 공급에 최대한 활용한다는 가정하에 계산하면, 현재까지의 주담대 증가액 1조1175억원을 제외한 7조5551억원의 여력이 발생한다.


다만 7조5551억원은 확대된 총량을 주담대에 전액 활용한다는 전제에 따른 최대 추산치다.


올해 이미 4조6873억원 증가한 기타대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실제 추가 공급 여력은 이보다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은행별 한도 배분과 기타대출 상환 규모가 최종 주담대 공급액을 결정할 전망이다.


최근 주식시장 조정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은 주담대 여력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5대 은행의 1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7664억원으로 7월 말보다 13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