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증권거래소가 지난 14일 한국 게임사 넥슨의 파격 배당 소식으로 들썩였다. 넥슨은 주당 415엔의 특별배당을 발표하며 올해 총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렸다.
당시 주가 2520엔 대비 배당 수익률은 19%에 달했다. 일본 증시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배당에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넥슨 주가는 발표 당일 가격제한폭인 20%까지 급등한 3022엔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는 3580엔까지 치솟았다.
거래량은 평소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폭발적인 매수세에 비해 매도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는 "475엔 배당이 실제냐", "게임 신작이 대박 났느냐",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닛케이CNBC 방송은 "넥슨이 닛케이225 지수 상승 기여도 5위를 기록했다"며 "게임주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증시는 기업들의 주주 환원 확대가 두드러진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결산 상장사들의 배당 총액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23조엔(약 20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6년 연속 사상 최고치다.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배당금도 4조엔(약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들의 배당 확대 경쟁 속에서도 넥슨의 주주 환원 규모는 단연 눈에 띈다. 특별배당 415엔의 총액은 약 3240억엔(약 3조원)이다. 기존 정기배당 60엔을 합하면 올해 주당 배당금은 475엔으로, 지난해 배당금 45엔과 비교해 약 956% 증가한 수치다.
넥슨은 이전부터 주주친화 정책을 꾸준히 실행해 왔다. 회사는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했다. 지난 5월에도 최대 3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7월 매입을 완료했다.
넥슨의 대규모 배당을 이해하려면 회사의 지배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일본 상장사 넥슨은 한국에서 게임 사업을 하는 넥슨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사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넥슨에 배당하면, 넥슨은 이를 포함한 현금으로 일본 증시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넥슨코리아는 최근 넥슨에 3조57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연간 배당 총액 1조170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번 넥슨의 대규모 특별배당을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평가된다.
넥슨의 최대 주주는 한국 지주사 NXC로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다. NXC 지분의 74%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가족이 보유 중이다.
'NXC→일본 상장사 넥슨→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 5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상속세 물납으로 보유하던 NXC 지분 일부(6.68%)를 NXC가 약 1조원에 되산해 전량 소각했다.
넥슨 주가는 게임 '아크 레이더스' 흥행에 힘입어 연초 4400엔대까지 올랐다. 이후 신작 매출 둔화와 게임 '메이플 키우기'의 대규모 환불 사태로 2600엔대까지 하락했다.
이번 특별배당 발표로 넥슨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이 주의할 점도 있다. 이번 특별배당은 일회성이다. 발표된 주당 475엔의 배당금이 매년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특별배당 415엔을 제외하면 정기배당은 60엔이다. 현재 주가 기준 약 19%의 배당수익률을 향후에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배당을 받을 권리가 확정된 뒤에는 배당금만큼 주가가 이론적으로 조정되는 '배당락'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번처럼 배당금 규모가 큰 경우 배당락에 따른 주가 변동폭도 커질 수 있다. 특별배당은 2026년 9월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