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폄훼하는 움직임에 대해 "시대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5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로운 전사인가, 시대정신을 망각한 돈키호테인가"라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하며 "5·18은 신화가 된 지 오래"라며 "그걸 부정하고 폄훼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적 사건을 이용하는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 시대의 불행한 역사를 자기 정치 입지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군 복무 경험을 언급하며 5·18의 참혹함을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1980년 6월 5·18 직후 전북 부안 행안 3대대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전해 들은 5·18은 참혹했다"고 회고하며 "5·18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5·18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5·18 유공자 명단을 국가유공자이니 당당하게 공개하라고 했지만 5·18 자체를 폄훼하거나 비난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의 이번 발언은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포럼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시장은 글에서 이 의원이나 포럼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해당 포럼에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5·18을 북한군 개입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 1979년 전두환 당시 국군 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12·12 쿠데타를 주도한 허화평씨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거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책임을 부정하는 주장이 제기됐고, 발제자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하면서 항의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포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14일 "정점식 원내대표가 행사 취소를 요청했지만 강행됐다"며 "부적절하고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회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과거에도 5·18 민주화운동 왜곡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5월에는 5·18을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국가폭력의 참상"이라고 규정했으며, 당시에도 5·18 직후 전북 부안에서 군 복무하며 접한 광주의 상황을 언급하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 전 시장은 1991년 광주지검에 발령받아 이듬해까지 광주에서 생활한 경험을 거론하며 자신의 인식 변화도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때 나도 5·18 민주화운동을 오해한 적이 있었다"면서 "역사적 과오까지 덮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