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기여도 35%→33.3%...'노태우 300억' 제외 뒤 산정 방식 다툴 듯
SK㈜ 주가 상승 반영·SK실트론 지분도 쟁점...판결 확정 미뤄져 이자 발생도 늦춰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 밤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판결 확정은 미뤄졌다. 2017년 시작된 두 사람의 법정 다툼은 다시 대법원으로 향하게 됐다.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14일 오후 11시59분 입장문을 내고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상고에서 가장 먼저 다뤄질 숫자는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인 33.33%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달 24일 두 사람의 재산 기여도를 최 회장 66.67%, 노 관장 33.33%로 정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300억 제외'했는데 35%→33.3%...다시 기여도 다툰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이 인정한 노 관장의 기여도는 35%였다. 당시 재산분할액은 1조3808억원이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 측으로 전달됐다고 본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했다. 이혼과 위자료 20억원 판결만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는 35%에서 33.33%로 1.67%포인트 낮아졌다. 재산분할액은 1조3808억원에서 9440억원으로 4368억원 줄었다.
300억원을 기여 요소에서 제외했는데도 노 관장의 분할 비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유지된 산정 방식에 다소간 의문이 제기됐고, 최 회장 측은 이 판단에 법률적 문제가 있는지를 대법원에서 다시 다툴 것으로 보인다.
SK㈜ 주가를 반영한 방식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파기환송심은 재산 가치를 환송 전 항소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당시 SK㈜ 주가는 주당 16만원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이후 SK㈜ 주가가 상승한 점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참작했다. 최 회장 측은 변동성이 큰 주가 상승분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방식의 적정성도 상고이유서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9440억 전액 현금...SK㈜·실트론 지분도 다시 쟁점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판결도 최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주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 회장이 SK㈜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할 경우 그룹 지배력과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금 일부를 SK㈜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노 관장 측에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처분에는 절차도 따른다. 상장사 주요주주가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매각하려면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거래계획을 최소 30일 전에 공개해야 한다. 최 회장이 SK㈜ 지분을 현금 마련에 활용할 경우 매각 계획이 시장에 먼저 노출되는 구조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도 재상고심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다. 파기환송심은 해당 지분 가치를 약 7500억원으로 봤다.
최 회장 측은 SK실트론 지분을 취득한 2017년 당시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이미 사실상 파탄 상태였고 노 관장이 지분 취득이나 유지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영권을 좌우할 수 없는 지분이라는 점과 처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 현금화 가치가 재판부 산정액보다 낮다는 주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상고로 연 5%의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도 뒤로 밀렸다. 파기환송심은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9440억원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연 5%의 이자를 붙이도록 했다.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2930만원이다.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현재 이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최 회장 측은 앞으로 대법원에 구체적인 상고 이유를 제출해야 한다.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뒤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은 20일이다. 노 관장의 33.33% 기여도와 SK㈜ 주가 반영 방식, SK실트론 지분의 분할 대상 포함 여부 가운데 어떤 법률적 오류를 앞세울지는 상고이유서에 담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