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금)

"당할 때 당하더라도 나라 먼저 되찾자"... 목숨 걸고 '독립 자금줄' 댔던 LG 창업주 구인회

제81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독립운동에 힘썼던 기업들의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이어지던 시기, 기업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에 힘을 보탰다. 독립운동가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교육을 통해 민족의 역량을 키우는 등 활동 형태도 다양했다. 


LG그룹 역시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이 독립운동가에게 자금을 지원한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업'으로 꼽힌다.


LG그룹의 독립운동 지원 역사는 1942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남 진주에서 포목상 '구인상회'를 운영하던 창업주 故 구인회 회장은 백산 안희제 선생 측으로부터 독립운동 자금 지원을 요청받았다. 


백산상회를 설립해 임시정부의 비밀 자금줄 역할을 하던 안 선생이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부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구 회장을 찾아온 것이다.


연암 구인회 회장 / 사진=LG


당시는 태평양 전쟁 발발 이후 일제의 감시와 수탈이 극에 달했던 엄혹한 시기였다. 서슬 퍼런 일제 감시망 속에서 독립운동 단체에 돈을 대는 행위는 사업체 해체는 물론, 가문 전체의 안위와 목숨까지 담보로 걸어야 하는 극히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당할 때 당하더라도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자"며 당시 쌀 500가마니에 해당하는 거금 1만 원을 선뜻 전달했다. 전달된 자금은 만주 독립군의 활동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운영 자금으로 쓰였다.


이 같은 결단은 가문의 내력이기도 했다. 구 회장의 부친인 故구재서 선생 역시 백범 김구 선생에게 독립자금 5,000원을 전달한 기록이 남아 있다. 2대에 걸쳐 자산을 국가 독립을 위한 밑거름으로 내놓은 것이다. 


1961년, 연암 구인회 회장이 국내 최초 국산화 자동전화기(모델명:GS-1)로 시험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LG


LG그룹은 이러한 창업기의 역사적 유산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2015년부터 추진해 온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노후 주택을 전면 개보수해 주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수십여 가구의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해외에 방치되기 쉬운 독립운동 유적지 보수 및 기념관 사업에도 꾸준히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칭전의 서재필 기념관,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의 보수 작업과 시설 개선을 후원하며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는 데 앞장서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기업이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역사적 신뢰는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다.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말그대로 '목숨'을 걸고 독립자금을 전달했던 창업주의 결단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LG의 역사 보존 및 사회공헌 활동으로 묵묵히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애국기업의 뿌리와 착한기업의 사회공헌 행보는 기업이 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신뢰 자산'이 무엇인지 몸소 증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