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이 조선시대 충신 엄흥도의 후손답게 에베레스트에서 숨진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건 원정에 나섰던 과거가 재조명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왕은 무얼 자셨는가'에 출연한 엄홍길은 자신이 영월 엄씨 28대손으로 단종의 시신을 거둔 엄흥도의 후손임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과거 에베레스트에서 조난당한 동료 산악인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고산지대에 올랐던 경험을 공개했다.
엄홍길의 시신 수습 원정은 2005년에 이뤄졌다. 2004년 5월 계명대 산악부 출신인 박무택·장민·백준호 대원이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 성공 후 하산 중 조난을 당해 숨졌다. 이들의 시신은 해발 8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방치된 상태였다.
엄홍길은 "눈얼음 속에 동료들의 시신을 그냥 놔둘 수 없다"며 당초 계획했던 로체샤르 등반을 포기했다.
그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를 조직해 2005년 3월 네팔로 향했다. 원정대에는 10명의 대원이 함께했다.
원정대는 해발 8750m 부근에서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발견했다. 엄홍길과 대원들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 얼음에 덮인 시신을 꺼내기 위해 장시간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험악한 지형과 악천후로 인해 시신을 온전히 운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원정대는 결국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에베레스트 세컨드스텝 인근에 조성한 돌무덤에 안치했다. 동료의 유품을 챙긴 원정대는 이듬달 한국으로 귀국했다.
방송에서는 엄홍길의 행적이 조상 엄흥도의 의로운 행동과 닮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엄흥도는 세조가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자에게 삼족을 멸하겠다고 위협했음에도 목숨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충신이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은 두 사람의 행보를 비교하며 "피는 못 속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