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가유산청이 1906년 제중원에서 발행한 '해부학' 교과서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해부학'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의학 교과서로, 근대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에서 간행됐다.
세브란스 병원의학교를 비롯한 여러 선교 의료기관에서 교재로 널리 활용된 이 교과서는 서양 의학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던 시기의 교육 실태를 생생히 보여준다.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근대 의학 교육의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총 3권으로 이뤄진 이 교과서는 가로 22.6㎝, 세로 16.0㎝ 크기로 제작됐다. 각 권마다 인체의 구조와 기능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어 당시 의학 교육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의학 용어를 순우리말로 풀어쓴 점이다. 심장을 '염통', 위를 '밥통'으로 표기하는 등 한자나 외래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사용했다.
국가유산청은 "근대 의학 지식이 우리말로 번역되고 대중화되는 과정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20세기 초 한글 표기법과 음운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어 국어사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한국 근대 의학교육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핵심 학술·역사 자료로 인정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1906년 개정 대한제국 칙임관 문관 대례복'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 대례복은 1900년 제정된 문관 대례복 제도가 1906년 개정되면서 변화한 형태를 실물로 보여준다. 현재 남아있는 대한제국 시기 문관 대례복 중 1906년 개정 제식에 따라 만들어진 유일한 실물로 희소성이 높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대한제국이 근대 국가 체제를 갖춰가는 과정에서 관료제와 국가 의례가 변화한 모습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며 근대 복식문화 연구의 기준이 되는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1906년 개정 대한제국 칙임관 문관 대례복'에 대한 등록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