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월 실리콘 캐패시터·MLCC 3건 모두 2027년부터 공급...공시액 2조3061억
1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MLCC LTA...7491억 공시계약 넘어 추가 요청도
AI 매출 비중 20→31% 전망...목표주가 256만→262만원, 국내 기술주 '톱픽'
모건스탠리가 국내 기술주 최선호 종목을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바꿨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20%에서 2027년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기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공시한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계약 3건은 모두 2027년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계약금액은 2조3061억원이다.
여기에 삼성전기는 탑티어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업체를 포함한 1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다. 추가 LTA를 요청한 주요 고객사에도 대응하고 있다. 6월과 7월 공시한 AI 서버용 MLCC 계약만 7491억원이다. 10여개 고객사와 체결한 LTA 전체 규모는 이 숫자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모건스탠리는 12일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56만원에서 262만원으로 올렸다. 국내 기술주 톱픽은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교체했다. AI 데이터센터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수요 확대를 주요 근거로 들었다.
세 계약 모두 2027년부터...공시액 2조3061억
첫 계약은 지난 5월20일 나왔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5570억3452만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연결 매출의 13.8%에 해당한다. 공급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에 적용된다. 삼성전기가 신사업으로 키워온 실리콘 캐패시터에서 나온 첫 조 단위 공급계약이다.
MLCC 계약은 한 달 뒤 이어졌다. 삼성전기는 6월29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2억9400만달러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환율을 적용한 공시금액은 4539억9480만원이다. 공급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이다.
7월23일에는 2951억2000만원 규모의 MLCC 계약을 추가했다. 공급기간 역시 2027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삼성전기는 해당 제품이 고객사의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적용되는 고성능 MLCC라고 밝혔다. 두 MLCC 계약은 7491억1480만원이다. 실리콘 캐패시터 계약을 더하면 석 달간 공시된 공급계약 금액은 2조3061억4932만원으로 올라간다.
공급시점도 한곳으로 모인다. MLCC 7491억원은 전량 2027년 한 해 공급분이고, 1조5570억원 규모 실리콘 캐패시터도 2027년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올해 따낸 세 계약의 매출 인식이 모두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구조다.
MLCC 10여개 LTA...7491억 넘어 추가 요청도
삼성전기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탑티어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업체 등을 포함한 1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MLCC L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사 외에 추가 LTA를 요청한 주요 고객사에도 대응하고 있다.
공시로 확인되는 AI 서버용 MLCC 계약은 6월 4539억원, 7월 2951억원 등 7491억원이다. 삼성전기가 밝힌 LTA 고객사는 10여곳이다. 공시계약 두 건과 전체 LTA 물량을 함께 놓으면 2027년부터 공급될 MLCC 물량은 이미 상당 부분 장기계약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물량이 쌓이는 동안 생산설비도 늘린다. 삼성전기는 3분기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가속기와 서버 CPU용 신제품 양산을 확대하고 국내외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MLCC는 기존 LTA 물량을 공급하면서 추가 계약 요청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부품 판매는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45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04억원으로 107% 늘었다.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6494억원으로 29% 증가했다. AI 서버·네트워크·파워 등 데이터센터용 MLCC 판매가 늘었다. 패키지솔루션 매출도 7716억원으로 37% 증가했다.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하는 AI 가속기와 서버 CPU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 물량이 증가했다.
영업익 107% 증가...AI 매출 비중 20→31%
모건스탠리가 삼성전기를 삼성전자 대신 국내 기술주 톱픽으로 올린 시점도 이와 겹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객사들의 부품 선제 확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삼성전기의 AI 관련 매출 비중을 올해 20%에서 2027년 31%로 높여 잡았다.
고급 AI용 MLCC 시장에서는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의 합산 점유율을 약 85%로 추정했다. 양사의 추가 생산능력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시점도 2027년 이후로 예상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에서도 AI 수요가 커진다. 모건스탠리는 AI용 ASIC과 서버 CPU 수요를 반영해 삼성전기의 ABF 관련 매출이 2030년까지 현재의 4~5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256만원에서 262만원으로 높였고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300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전기가 올해 공시한 2조3061억원 규모 공급계약은 모두 2027년부터 물량이 움직인다. 이 가운데 MLCC 7491억원은 2027년 한 해 공급분이다. 여기에 1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맺은 LTA가 있고 추가 계약 요청도 들어와 있다. 모건스탠리가 AI 매출 비중을 31%까지 끌어올려 본 시점 역시 2027년이다.